코스피가 사상처음으로 종가 4900선을 돌파한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
최근 코스피(KOSPI) 지수가 5000선을 바라보며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50대 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비중이 1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대출받기 위해 담보로 제공한 주식 가치가 2배 가까이 오른 영향이다.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일 발표한 ‘상위 50대 그룹 총수 일가 주식담보 현황’ 분석을 보면, 이들 중 주식담보 대출을 한 인원은 지난해 132명에서 올해 130명으로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대출 총액은 지난해(8조8810억원)보다 490억원 늘어난 8조930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인원이 보유 주식의 59.7%를 담보로 제공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대출을 한 이들은 보유 주식의 29.6%를 담보로 설정했다. 주가가 오르면서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주식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상위 5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45곳의 총수 일가 주식 담보 현황을 지난 12일 기준으로 조사했다.
총수 일가는 보통 경영 자금을 마련하거나,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린다. 주가가 담보권 설정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이 강제로 팔리지만, 주가가 오르면 담보 가치가 높아진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0월27일 사상 첫 4000선을 넘기고, 최근 5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주식 담보대출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 총수 일가 세 모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명의의 주식담보 대출은 1년 사이 3조2728억원에서 3조8628억원으로 59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른 덕에 담보 비중은 63.6%에서 27.5%로 줄었다. 삼성에 이어 셀트리온(1230억원), 영풍(708억원), 신세계(500억원) 등도 주식 담보대출이 늘었다.
반면 주식 담보대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효성그룹이었다. 효성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은 지난해 9359억원에서 올해 2080억원으로 6278억원 감소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해 효성, 효성티앤씨 등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5950억원의 대출을 받았으나, 올해 대출은 92% 줄어든 444억원으로 감소했다. 디비(DB)그룹(764억원), 롯데(605억원), 금호석유화학(588억원) 등도 대출이 줄어든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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