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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년만에 찾은 다보스…그린란드·관세 초미 관심

헤럴드경제 정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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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년만에 찾은 다보스…그린란드·관세 초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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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그린란드 위협 관련 트럼프 신뢰성에 의문 제기
세계경제포럼 개막...글로벌 리더 3000명 집결
美 국무·재무·상무 총출동…게이츠·젠슨황도 참석
유럽, 트럼프와 담판 시도…덴마크 총리는 불참
시진핑·다카이치·모디도 참석 안해
관세갈등에 ‘대화의 정신’ 주제 무색…회의론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제56회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이후 6년 만에 직접 참석한다.

행사 장소 이름을 따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번 WEF 연차총회는 올해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닷새간 진행된다. 정상급 특별 연설과 패널 토론 등 200여 개 세션이 예정돼 있지만, 공식 의제보다 개막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유럽 8개국 대상 추가 관세 조치를 둘러싼 미·유럽 간 갈등이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리더 3000명 사상 최대 규모 집결…트럼프, 역대 최대 대표단 =WEF에 따르면 56회째를 맞은 올해 총회에는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국제기구 대표 등 약 3000명이 참석한다. 주최 측은 “정치인 400여 명과 정부 수장급 인사 65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 CEO 850명, 기술 선구자 100명이 다보스를 찾는다”며 사상 최대 규모임을 강조했다.

래리 핑크 WEF 공동회장은 “WEF가 새로운 장을 여는 동시에, 어느 때보다 대화가 중요한 시점에 정부와 기업, 비정부기구(NGO) 리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보스를 자국 우선주의를 부각하는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재무·상무·에너지 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WEF 연차총회가 개막한 스위스 다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의 보복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의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반구(서반구)의 안보 문제를 어느 누구에게도 위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와 관련된 논쟁적인 움직임이 노벨병화상 수상 불발 때문이라는 일부 해석에 대해 “완전히 터무니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에 대해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단독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속 미국의 리더십이 어떤 모습일지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갈등 중심에 선 유럽…덴마크는 불참=그린란드 군사 훈련에 병력을 파견했다가 미국의 10% 추가 관세 위협에 직면한 유럽 8개국 가운데 독일·프랑스·네덜란드·핀란드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다보스를 찾는다.

반면 그린란드 갈등의 직접 당사국인 덴마크 정부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 시도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지 며칠 만에 나온 덴마크의 불참 결정은 이번 회의의 긴장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올해 정상급 특별 연설에 나서는 주요 국가 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정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다보스를 찾아 교착 상태에 빠진 종전 협상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다. 러시아 역시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참석해 미국 대표단과 접촉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포럼에 불참한다. 내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일본은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은 허리펑 부총리를 대표로 파견했다.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에릭 쿠처 선임 파트너는 “올해 다보스포럼은 핵심 의제보다 ‘누가 참석하느냐’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이 채운 정치 공백…빅테크·석유기업 총출동=정치 지도자들의 공백은 산업계가 메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팔란티어 등 미국 빅테크 기업 경영진이 대거 동행했다. 기후변화 의제를 이유로 그동안 다보스를 꺼려온 엑손모빌, 셸, 토탈에너지스 등 석유 기업 CEO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화석연료 확대를 내세운 구호 ‘드릴 베이비 드릴’을 반복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1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밤 10시 30분) 연설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그가 미국의 에너지·인공지능(AI) 패권, 우크라이나 전쟁,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그린란드 합병 시도 등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로고. [로이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로고. [로이터]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그린란드 영유권 문제와 추가 관세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 내부에서도 대응 수위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뚜렷한 해법이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2개월간의 경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반복해 왔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설득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거론하며 강경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EU는 트럼프 연설 다음 날인 22일 회원국 정상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심화되는 ‘다보스포럼 무용론’…비판과 회의론=WEF는 다보스포럼이 불평등 해소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협력을 논의하는 장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재계 인사들의 친목 중심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1971년부터 포럼을 이끌어온 클라우스 슈바프 전 회장이 지난해 각종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WEF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위스에서는 외국 정상급 인사 경호를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일간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다보스포럼 보안에 매년 4100만 스위스프랑(약 757억 원)을 지출한다. 올해도 다보스 반경 46km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고, 임시 기차역을 설치했으며, 전투기와 헬기, 저격수까지 배치했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한 시위자가 ‘트럼프를 감옥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EPA]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한 시위자가 ‘트럼프를 감옥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EPA]



다보스 행사장과 주변에는 ‘독재자·파시스트·억만장자 반대’ 등의 구호를 내건 시위대가 집결했다. 시위를 조직한 스위스 사회민주당(SP) 청년조직 대표 미리암 호슈테트만은 “스위스 정치인들이 전쟁 선동가와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이들의 비위를 맞추는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WEF는 평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갈등만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한편 WEF는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이유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초청을 취소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2022년 이후 공식적으로 행사에서 배제돼 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WEF 지도부 스스로가 다보스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제법과 인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참가국을 대거 제외해야 하고, 결국 대화 상대는 거의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