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진압 완료 후 침수 상태 (3.6톤의 물로 배터리가 완전히 침수되어 화재가 진화되었다)/사진제공=거산이앤지 |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는 가운데, 배터리 열폭주 이전 단계에서 화재 징후를 포착해 1분여 만에 완전 진압하는 기술이 국내 최초로 실증됐다. 이는 기존 소화 설비의 한계로 지적되던 사후 대응 방식을 넘어, 화재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적 기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건축엔지니어링 전문기업 거산이앤지는 지난달 24일과 29일 충남 홍성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방재기술시험센터에서 진행된 전기차 화재 진압 시스템 ‘GEVF1(Geosan Electric Vehicle Fire Suppression System No.1)’의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배터리팩 단위의 1차 시험과 실제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2차 시험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배터리 내부에 열패드를 부착해 실제 화재 상황과 동일한 조건을 구현했다.
시험 결과 GEVF1은 배터리 열폭주 직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프가스(Off-gas)를 즉각 감지해냈다. 센서가 작동하자마자 방화스크린이 전개되고 수조가 기립하며 대량의 물을 방수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화재 감지부터 완전 진압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분12초에 불과했다. 특히 배터리가 물에 완전히 잠기는 침수 방식을 적용해 재발화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온도가 800도를 넘어서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면 수시간 동안 연소가 지속되고, 진압에 일반 차량 대비 최대 10배 이상의 물이 소요되는 등 대응이 까다롭다. 기존 스프링클러나 소화 방식은 배터리 내부까지 소화약제가 침투하지 못해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거산이앤지의 GEVF1은 오프가스 발생 시점을 ‘골든타임’으로 포착해 대량의 물로 배터리를 즉시 침수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 시스템은 연기, 열, 오프가스를 복합적으로 감지해 오작동률을 낮췄으며 기존 건물의 소방 설비와도 연동 설치가 가능하다. 24시간 모니터링과 정기 점검 서비스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거산이앤지는 관련 기술에 대해 미국 특허 1건과 국내 특허 5건을 확보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했다.
이용철 거산이앤지 회장은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기존 방식의 한계를 체감하며 GEVF1을 개발하게 됐다”며 “안전은 모든 사람의 권리인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파트, 물류센터, 공공시설 등 전기차가 있는 공간에 보급해 전기차 화재 공포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오는 2026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베트남과 북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방재기술팀 관계자는 이번 시험에 대해 “사전에 수립된 실험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수행됐으며 전 과정에서 안정적인 시험 운영이 확인됐다”고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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