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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ADHD 무관"… 트럼프 주장 정면 반박

하이닥 김수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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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ADHD 무관"… 트럼프 주장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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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임신 중 타이레놀 주성분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을 복용하더라도 태어난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키에티 대학과 영국 리버풀 여성병원 및 런던 세인트조지병원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43건의 연구를 종합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5년 9월, 임신 중 타이레놀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며 "임신부는 타이레놀을 복용을 피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유럽 공동 연구팀의 분석은 이러한 주장과 상반된 연구 결과를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2025년 9월 30일까지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코호트 연구들을 수집해 분석했다. 총 43개의 연구가 체계적 문헌 고찰에 포함되었으며, 그중 17개 연구는 메타분석에 사용됐다. 특히 연구팀은 유전적 요인이나 가족 환경 등 외부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형제자매 비교 연구' 방식에 주목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은 자녀의 신경 발달 장애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형제자매 비교 연구에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군과 비복용군 사이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생 위험비는 0.98로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ADHD(0.95)와 지적 장애(0.93) 역시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과거 일부 연구에서 약물 복용과 발달 장애 간의 연관성이 제기된 것은 약물 자체의 영향보다는 '교란 변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산모가 고열이나 통증, 또는 가족력(유전적 요인) 등이 있어 약물을 복용한 것인데, 마치 약물이 원인인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과 일본 등에서 수행된 대규모 연구들 역시 가족 내 요인들을 통제했을 때 약물과 질환 간의 연관성이 사라진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런던 세인트조지 병원 산부인과 아스마 칼릴(Asma Khalil) 교수팀은 무조건적인 약물 기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칼릴 교수는 "불확실하거나 편향된 증거에 기반해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피하는 것은 오히려 산모를 고열이나 치료되지 않은 통증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이는 유산이나 조산 등 임신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등 주요 전문 기관들은 여전히 임신 중 해열 및 통증 완화를 위해 아세트아미노펜을 1차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Prenatal paracetamol exposure and child neurodevelop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임신 중 파라세타몰 노출과 아동 신경발달)는 지난 16일 국제 학술지 '랜싯 산부인과 및 여성 건강(The Lancet Obstetrics&Gynaecology Women's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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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