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1월19일 18시22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나빠져야 할 신장이 되살아나는 ‘역주행’ 신호는 우연이었을까. 큐라클(365270)의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후보물질 ‘CU01’이 임상 2b상 톱라인 발표를 앞두면서 2a상에서 포착된 신기능 회복 신호의 재현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CU01은 단순 진행 억제제를 넘어 ‘신장을 되돌리는 약’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분기점에 서 있다.
큐라클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세혈관 기능 장애를 타깃한다고 밝히고 있다. (갈무리=김지완 기자) |
나빠져야 할 신장이 좋아졌다…‘역주행’에 2b상 기대
19일 큐라클에 따르면 회사는 빠르면 이번 주 CU01 임상 2b상 톱라인(1차 평가변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큐라클은 지난해 11월 CU01의 임상2b상 마지막 환자의 투약 및 추적 관찰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CU01 임상 2b상은 전국 24개 대학병원에서 제2형 당뇨병성 신증 환자 약 240명을 대상으로 24주간 투약하고 4주간 추적관찰을 하는 방삭으로 진행했다. 피험자들은 CU01 고용량군, 저용량군 및 위약군으로 배정돼 무작위배정·이중눈가림·위약대조 방식으로 시험을 마쳤다.
CU01 임상 2b상 결과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2a상에서 뚜렷한 경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CU01 임상 2a상은 영남대학교병원을 포함해 5개 병원에서 제2형 당뇨병성 신증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임상은 CU01-1001 또는 위약을 12주 동안 하루 2회 경구 투약하여 약동학적 분석 및 유효성, 안전성 평가를 진행했다. 해당 임상은 지난 2020년 환자를 모집해 이듬해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결과, CU01 투여군에서 사구체 여과율(eGFR)이 60.60mL/min/1.73㎡에서 64.40mL/min/1.73㎡으로 유의미한 증가가 관찰됐다. 'mL/min/1.73㎡ ' 단위는 1분에 피를 얼마나 걸러내는지를 나타낸다.
사구체 여과율이란 신장이 피를 얼마나 잘 걸러내는 지를 보여주는 수치를 말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신장 기능이 좋다는 의미다. 보통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시간이 갈수록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진다. 1년에 2~4 정도씩 감소하는 게 일반적으로 여겨진다.
국내 평균은 -2.42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사구체 여과율을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본다. 그런데 CU01은 사구체 여과율이 12주만에 60.60에서 64.40으로 3.8포인트가 좋아졌다. 원래는 점점 망가져야 할 신장이 기능이 회복되는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는 대부분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친다"면서 "CU01은 신장 기능을 실제로 되돌리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더욱이 2a상에선 단백뇨(uACR) 역시 감소 경향을 보였다.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얼마나 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정상 신장에선 단백질이 소변으로 거의 안 샌다. 하지만 신장이 망가비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줄줄 새기 시작한다. 고분자인 단백질이 거름망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가 모두 걸러내기 때문이다.
큐라클 관계자는 "CU06 임상 2a상에서 뚜렷한 경향성이 나타났다. 그 결과, 임상 2b상에 들어간 것"이라며 "다만 2a상에서 환자 숫자가 워낙 적어 단백노에선 p값을 도출했지만 사구체 여과율에선 p값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CU01이 2a상의 뚜렷한 경향성을 나타냈기 때문에 2b상 지표가 동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U01 2b상 1차 평가변수로 △사구체여과율(eGFR) 변화량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변화율 등이 꼽힌다.
‘산화·염증’과 ‘섬유화’를 동시에 끊는다
CU01이 2a상에서 우수한 효능과 더불어 2b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치료제 기전에 있다. 당뇨병성 신증은 '활성산소(ROS) ↑ → 염증 ↑ → TGF-β ↑ → 섬유화 ↑ → 조직 손상 ↑ → ROS/염증 ↑'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당뇨 환경에선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 당화산물, 산화효소(NADPH) 활성 등으로 활성산소(ROS)가 폭증한다. 이로 인해 혈관내비, 사구체, 세뇨관 등에 산화스트레스가 축적된다. 산화스트레스가 커지면서 NF-κB 같은 염증 경로가 켜지고 사이토카인/케모카인(예: TNF-α, IL-6, MCP-1 등)이 올라가면서 면역세포 유입에 더해 만성 염증이 지속된다.
만성 손상과 염증은 TGF-β를 자극한다. TGF-β는 신장 조직에 '상처가 났으니 메꿔라'는 신호를 발산한다. 그 신호는 신장에 콜라겐을 과다 축적시키고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해 신장 섬유화를 촉진한다. 말 그대로 신장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신장이 섬유화로 딱딱하게 굳으면 절대 되돌릴 수 없다.
여기서 CU01은 Nrf2의 활성화하고 TGF-β 신호를 억제한다. Nrf2는 항산화 효소를 활성화하는 스위치다. 이 Nrf2 스위치가 켜지면서 활성산소가 줄어든다. 활성산소가 만들어내는 연쇄반응(염증)도 약해진다. 그 결과, 내피세포, 사구체 세포, 세노관 세포 손상도 줄어든다. 손상 악순환이 완화되고 회복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된다.
여기에 섬유화 스위치인 TGF-β를 억제하면서 사구체, 세뇨관 등 신장 전반의 섬유화가 줄어든다. 종합하면 CU01은 Nrf2 활성화는 앞쪽(ROS·염증)을 눌러서 불길 자체를 줄이고 TGF-β 억제해 뒤쪽(섬유화·경화)을 눌러서 '불에 타고 남은 잿더미가 콘크리트로 굳는 과정'을 막는다.
CU01은 Mrf2를 활성화하고 TGF-β 신호를 억제하는 이중기전이다. (제공=큐라클) |
톱라인 임박…기술이전 시계도 빨라진다
임상 결과 발표는 임박했다.
큐라클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주 CU01 임상 2b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큐라클이 이미 기술 이전을 위한 포석은 충분히 준비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CU01은 이미 국내외 많은 제약바이오사와 결과와 임상과정을 공유해왔다"면서 "최종 결과 후 협상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큐라클은 지난해 9월 보령(003850)과 CU01에 대해 전략적제휴(MOU)를 맺었다. 당시 MOU 내용은 CU01의 △임상3상 진입을 위한 전략수립과 허가절차 전반 △국내외 판권을 포함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 방안 공동검토 등이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환자의 약 30~40%에서 발병하며 진행 시 말기 신부전(end-stage renal disease, ESRD)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치료는 주로 기존 SGLT2 억제제, RAAS 차단제, MRA 계열 약물이 사용된다. 하지만 뚜렷한 회복 효과를 보이기보다는 병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증 자체를 표적하는 혁신적 치료제의 개발은 의료계와 환자 모두의 숙원이다. CU01이 임상 2b상에서 신기능 개선의 재현성과 안정성을 입증할 경우 당뇨병성 신증 치료 옵션을 확장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큐라클 관계자는 "CU01은 기술이전 외 다른 옵션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2b상에서 2a상의 경향성이 통계적으로 확인될 경우 기술 이전 협상이 급물살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