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7거래일 5조6000억 쓸어담은 증권사…코스피 4900 견인했나

조선일보 유재인 기자
원문보기

7거래일 5조6000억 쓸어담은 증권사…코스피 4900 견인했나

서울맑음 / -3.9 °
코스피가 새해 빠르게 상승하며 5000선에 다가선 가운데 최근 기관, 그중에서도 증권사 매수세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는 둔화된 반면, 금융 투자를 중심으로 한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4900, 기관이 끌어올렸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일주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는 2조6200억원을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다. 기관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총 9085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전자(8988억원), 고려아연(1358억원), 포스코홀딩스(1220억원), 현대모비스(11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이달 초에 비해 최근 개인과 외국인의 거래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일주일간 개인은 4조2448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696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1조6531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233억원 순매도해, 개인과 외국인의 물량을 기관이 대거 받아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 상승률은 6%에 달했다. 코스피는 14일 47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6일 4800선, 19일에는 4900선을 차례로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기관 중심의 수급이 지수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기관 중 증권사 매수세 두드러져

특히 기관 가운데서도 ‘금융투자’로 분류되는 증권사 매수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는 증권사와 운용사의 직접 투자 및 중개 거래가 반영되는 항목으로, 거래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 증권사 매매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투자자별 매매 동향에서 기관 내 한 축인 금융투자는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 규모는 5조2896억원에 달해 전체 기관 순매수액(4조3648억원)을 웃돌았다. 기관투자자 가운데 금융투자, 은행(236억원 순매수), 투자신탁(1906억원 순매수)을 제외하고 사모펀드, 기타금융, 연기금 등은 순매도세를 보였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사는 기관투자자 거래 대금(일평균)의 37.5%, 순매수 금액의 85.7%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큰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도 비슷한 수급 구조가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ETF 시장 확대에 바빠진 기관

최근 수급에서 증권사 비율이 커진 배경으로는 현·선물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 거래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선물을 대거 매수하면 일시적으로 선물 가격이 현물 주가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같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현물과 선물 간 가격 괴리가 발생한다.

증권사는 이 가격 차이를 활용해 선물이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면 가격이 비싼 코스피 선물을 매도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싼 코스피 현물 주식을 매수해 이익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대형주 중심의 현물 매수가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지수를 밀어 올리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도 증권사 매수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5일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뒤 16일 기준 324조원까지 늘어났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운용사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실제로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ETF의 설정·환매와 실제 매매를 집행하는 주체는 증권사이기 때문에 ETF로 유입된 자금이 시장에서 실제 주식 매수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통계상 증권사 거래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팀장은 “금융투자 수급은 코스피 선물과 이에 따른 현물 헤지, ETF 차익 거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중장기 방향성 베팅 자금이라기보다는 파생 상품과 연동된 단기 트레이딩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유재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