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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공포에 유럽 증시 출렁…아시아 증시는 “상대적 안전지대”

조선일보 안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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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공포에 유럽 증시 출렁…아시아 증시는 “상대적 안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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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로이터 연합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로이터 연합


미국과 유럽의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19일(현지 시각) 유럽 증시가 급락했다. 유럽 우량주를 모은 유로스톡스50은 1.72% 떨어졌고, 독일 DAX(-1.34%), 프랑스 CAC40(-1.78%)도 동반 하락했다. 그린란드 갈등의 직접 당사국인 덴마크의 대표 지수 OMXC는 2.73%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2월 1일부터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고(6월 1일부터 25%로 인상 가능), 시장에 ‘관세 리스크’가 다시 전면에 부상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뉴욕 증시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로 휴장했지만, S&P500·나스닥 선물은 1% 안팎 하락세를 보였다.

◇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나…‘미 국채·주식’까지 흔들릴 가능성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분쟁 전선이 실물(교역)에서 금융시장으로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 “미 국채·주식 등 미국 자산을 줄이는 극단적 대응”까지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이 보유한 미국 자산이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로이터도 이번 사태로 작년의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외환(FX) 리서치 총괄 조지 사라벨로스는 “서방 동맹의 지정학·경제적 안정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이 앞으로도 예전처럼 미국 체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기꺼이 계속 맡을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일사불란한 투매’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론이 우세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ING는 “유럽연합(EU)이 민간 부문 투자자에게 달러 자산을 팔도록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확전 자체가 비용”이라는 경고도 커지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이 ‘그린란드 관세’를 강행하고 유럽이 같은 수준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1% 줄고, 유로존도 비슷한 충격을 받되 영향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 성장률 역시 2026~2027년 2.6%로 둔화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코로나 시기는 제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 “당분간 아시아 증시가 안전지대”…반도체 랠리·갈등 범위 ‘제한’에 무게

이런 국면에서 아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의지가 잠잠해지던 관세 리스크를 다시 자극했다”며 “유럽은 물론 미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상대적으로 잠잠하고, 반도체 랠리의 중심지인 아시아 증시가 그린란드 사태의 안전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이 제시한 핵심 근거는 갈등의 ‘범위’다. 이번 관세 압박이 미국과 EU 간에 상대적으로 국한돼 있어, 작년처럼 중국을 축으로 한국·일본·대만까지 흔들었던 상호 관세 쇼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취지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증시가 글로벌 반도체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며 “관세 충격이 유럽으로 집중될 경우 아시아 주식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유럽 주요국이 경제적 보복 카드로 보유 중인 미국 국채 매도에 나설 경우 미국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이 커질 수 있고, 관세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해 미 국채 금리가 흔들리면 미국발 변동성이 아시아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안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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