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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프로젝트 Y'로 남긴 시절의 한 조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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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프로젝트 Y'로 남긴 시절의 한 조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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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Y 한소희 /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Y 한소희 /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나우 오어 네버'(Now or never), 인생을 살다 보면 한 번쯤 드는 생각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삶에 다신 없을 기회 같은 느낌. 배우 한소희에게 '프로젝트 Y'는 그런 존재였다. 현재의 나만이 할 수 있는, 놓치면 후회할 작품 말이다.

영화 '프로젝트 Y'는 화려한 도시 그 한가운데에서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던 미선과 도경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검은 돈과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한소희는 극 중 소울메이트 도경(전종서)과 함께 살며 낮에는 꽃집, 밤에는 화류계에서 일하는 미선 역을 맡았다.

작품 공개를 앞둔 그는 "아직 15세 버전 편집본을 못 본 상태다. 가벼운 소재가 아니다 보니 어떤 시선과 관점에서 해석하실지 궁금하다"며 "VIP 시사 후 지인들에게 '본 적 없는 프레임이 많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와 전종서 씨의, 그때 그 시절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인상 깊게 남았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앞선 인터뷰에서 전종서는 한소희의 DM으로 둘의 관계가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제가 종서 씨의 팬이라 친해지고 싶어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대화를 주고받고, 당일인가 다음날에 바로 만났다. 어떻게 보면 흐지부지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서로 뭔가 끌림이 있었는지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종서 씨가 되게 문화적인 친구라 생각했다. 캐나다에서 살다 왔고, 영화 경험도 저보다 많다. 저도 친구들이 있지만 같은 직업군은 아니라, 고민을 털어놨을 때 어쩔 수 없이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반면 종서 씨는 같은 일을 하는 친구지 않나.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고, 어떤 생각으로 연기에 임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작품 선택의 이유에도 전종서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둘이 함께 제안을 받았다. '이거 같이 하자' 해서 진행됐다. 그땐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아 누가 미선을 하든, 도경을 하든 상관없었다.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종서 씨와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둔 것 같다. 그 친구와 저만의, 날것의 표현들이 섞이면 어떤 시너지가 날지 궁금했다."


한소희가 꼽은 '프로젝트 Y'의 관전 포인트는 '유쾌함'이었다. "일단 전개가 되게 빠르다. 어떻게 보면 인물들이 어리숙한 면도 있다. 고민 해결에 중점을 두고 보면 유쾌하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선과 도경을 보며 내 인생이 모로 가든 도로 가든, 가족 빼고 믿을 수 있는 사람 딱 한 명만 있으면 무섭지 않겠단 생각이 들더라. 정말 친한 친구와 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마지막 장면이었다고. "금을 쟁취하겠다는, 한탕을 노리겠다는 욕망도 없다. 비로소 자유로워진 듯한 미선과 도경의 모습이 제일 인상 깊었다. '앞으로 어떡하냐?' '어떻게든 살겠지'라는 대사는 추상적이지만, 살아야 한다는 각오가 강하게 느껴졌다."

두 캐릭터의 스타일리시함도 영화의 매력이었다. "미선이니까, 도경이니까 이렇게 입어야 한다는 경계를 허물고 개인의 취향을 반영했다.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게 연기하기도 편할 것 같았다. 전 호피를 좋아해서 호피를 입었다. 도경은 상대적으로 와일드한 면이 있어 컬러감 있는 옷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둘이 친구처럼 보이는 점이 좋았다. 왜 죽고 못 사는지, 서사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부분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친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현장에서 든든했다. 추억이 쌓인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연출을 맡은 이환 감독도 언급했다.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하신 분이다. 배우 고유의 매력을 담는 걸 좋아하신다. 그런데 연약한 부분도 있으시다. 영화에 대해선 당연히 좋은 반응도, 좋지 않은 반응도 있지 않나. 토론토 국제 영화제 상영 후 안 좋은 평가에 낙담하는 모습을 보이셨다. '감독님도 사람이시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엇보다 '프로젝트 Y'에 대한 애정이 깊으시다. 대본 수정도 많이 이뤄졌다. 촬영하면서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것이다. 또 배우 출신이셔서 배우들의 마음을 정말 잘 헤아려 주신다. 고마웠던 게 많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석구 역의 이재균, 토사장 역의 김성철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석구가 대본에는 빌런처럼 나오는데, 재균 씨가 연기하신 석구는 되게 귀엽더라. 어떻게 보면 흔한 캐릭터를 다채롭게 만드신 것 같다. 영화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셨다. 나아가 신 스틸러라는 생각도 든다. 성철 씨는 현장에서 계속 '난 선한 사람이라 악역이 힘들다'고 하더라. 그런데 슛만 들어가면 찢어 죽일 것 같은 눈으로 절 쳐다봤다(웃음). 미선과 도경을 필두로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Y'는 한소희에게 '시절 인연' 같은, 젊은 날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였다. 이 나이대에만 할 수 있고, 놓치면 두 번 다신 할 수 없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고. "왜 이렇게 힘든 것만 하냐는 말도 들었다. 제 팔잔가 보다"라며 웃어 보인 그는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 당연히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 작품엔 시기에 맞는 주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제안을 받는다면 그에 걸맞은 옷을 입어야 할 것 같다. 절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품 선정 기준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내가 이 캐릭터를 입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이 사람이 될 준비가 되면 해보겠다고 결정한다."

2017년 데뷔해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한소희. 자신의 인생관에 관한 이야기도 꺼내보였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내 편을 만들고 싶다. 자식들이 크는 것도 보고,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내 역할을 하며 건강하게 늙길 원한다. 20대 때는 지금쯤이면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을 줄 알았다. 막상 이 나이가 되니 마흔 전까진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외로움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싶은 건 아니라고. "격한 공감을 바라는 건 아니다. 대나무숲처럼 제 얘기를 묵묵하게 들어줄 사람들이 주위에 있으면 좋겠다. 나도 상대가 온전히 날 믿고 자신의 얘길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상형에 대한 질문엔 "까다로운데"라고 너스레를 떤 뒤 "일단 다정함은 기본값이다. 서로 상호보완이 되는 관계를 원한다. 너무 완벽한 사람은 피곤할 것 같다.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게 이상적이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한소희는 그간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으로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왔다. 자신의 주관이 강한 그였지만, 이젠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했다. "열이면 열 다 절 좋아할 순 없지 않나. 제 사고방식이 모두에게 맞을 순 없다는 걸 수용하게 됐다. 팬들과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허물없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그것도 별건 없다. 다이어트 식품 공유 정도?(웃음) 이런 걸 통해 팬들과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는 것 같다. 꾸밈없이 대하는 게 저도 편하다."

어릴 적부터 배우의 꿈을 갖고 노력한 건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한소희가 가진 재능은 대중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아직 연차가 오래되지도 않았고, 작품을 많이 하지도 않았다. 돌이켜보면 스스로를 무자비하게 굴린 것 같다. 앞뒤 안 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작품에 뛰어든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절 만들었다. 항상 하는 말인데, 저희는 어차피 100년 뒤 이 자리에 없지 않나. 훗날 정말 좋은 배우가 됐을 때 창피하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만들고 싶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