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회장 지분 7.43% 애경자산관리에 매각…지분 20%대로 올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오너 일가의 비상장 가족회사로 넘기며 '오너 일가→애경자산관리→AK홀딩스(지주사)→계열사'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한층 공고히했다. 핵심 계열사 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선 그룹의 위기 국면과 맞물리면서 우회 지배력 강화가 지배구조 선진화 흐름과 배치된다는 시각이 나온다. 향후 지분 정리와 동일인(총수) 변경 여부, 나아가 합병 등 후속 수순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장영신 회장이 보유 중이던 보통주 98만3698주(7.43%)를 이달 16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애경자산관리에 전량 매각했다. 거래 규모는 약 76억 원이다. 장 회장은 500주만 남기고 사실상 모든 지분을 처분했다. 이번 거래로 애경자산관리의 AK홀딩스 지분율은 26.34%로 상승해 최대주주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시장의 시선은 매수 주체인 애경자산관리에 주목된다. 애경자산관리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지분 49.1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 가족회사다. 이번 지분 이동으로 채 총괄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거래 방식도 관심 요인이다. 채 총괄부회장이 개인 자금을 전혀 쓰지 않고 본인이 지배하는 법인의 보유 현금을 활용해 지주사 지배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장 회장 지분을 시장가(주당 7780원)로 법인이 매수하면서 직계가족에게 직접 증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여세 부담을 피하는 효과도 거뒀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진행되는 사이 그룹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의 적자 지속과 AK플라자의 자본잠식 등 주력 사업 부문 부진이 겹치며 지주사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이 악화한 상태다.
이에 애경그룹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화장품·생활용품) 지분 약 63%를 태광산업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4700억 원으로 이를 통해 지주사 부채 부담을 낮추고 화학ㆍ항공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골프장 중부CC를 약 2300억 원에 팔아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그룹의 위기 국면에서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다음 수순에 주목한다. 옥상옥 구조가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만큼 추가 지분 이동과 대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동일인 변경, 나아가 옥상옥 구조 정점에 있는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장사인 AK홀딩스와 비상장사인 애경자산관리가 합병할 경우 애경자산관리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는 합병 법인(AK홀딩스)의 신주를 직접 교부받게 된다. 별도의 자금 투입 없이 지주사 지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와 관심이 교차한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는 차원에서 정리를 하게 된 것”이라며 “동일인의 변경이나 추가적인 지분 정리, 애경자산관리와의 합병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조남호 기자 (spdra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