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세계일보 언론사 이미지

日 ‘잃어버린 세대’ 닮아가는 청년들…IMF, 韓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한강로 경제브리핑]

세계일보
원문보기

日 ‘잃어버린 세대’ 닮아가는 청년들…IMF, 韓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한강로 경제브리핑]

속보
뉴욕증시, 일제히 1%대 하락 출발…그린란드 관세 우려
한국 청년들이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에 짓눌려 1990∼2000년대 초중반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를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들이 첫 직장을 구하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이때 잃은 시간이 ‘흉터’처럼 남아 생애 전반의 고용안정성과 소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올라갔지만,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0%에는 미치지 못했다. 새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오른 코스피는 4900선까지 돌파했다.


◆‘첫 출근’ 늦어지는 韓 청년들…日 잃어버린 세대 닮아간다

한국은행은 19일 발표한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청년층(15∼29세) 실업률 등은 2010년대 이후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시장 진입 초기에 구직 기간이 장기화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와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굳어지면서 중소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노동시장 경직성 등으로 상향이동도 어려워지면서다. 기업들도 불확실한 경제환경 속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경력직 중심의 수시채용을 확대하며 등용문을 좁히고 있다.

이로 인해 청년층은 생애 전체로도 고용 안정성이 약해지고 소득이 감소하는 ‘상흔 효과(scarring effect)’를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9세 중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 5년 후 상용직으로 근무할 확률은 66.1%였으나, 미취업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그 확률은 56.2%로 9.9%포인트나 하락했다. 소득 측면에서도 미취업 기간이 1년 증가할 때마다 현재의 실질임금은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990∼2000년대 초중반 일본의 취업 빙하기를 겪은 ‘잃어버린 세대’의 경험과 비슷하다. 고실업·저임금 속에서 잦은 이직을 반복한 이 세대는 현재 중년층이 되어서도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한 35~44세 일본 남성의 평균 연봉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근무한 자보다 평균 24.5% 낮았다.

청년세대의 주거 부담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주로 찾는 소형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월세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로 인해 청년층의 고시원 등 취약 거처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14㎥ 이하 면적 거주 비중도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상승 전환했다.

주거비 지출은 청년들의 자산 형성과 미래 투자를 직접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분석 결과 주거비가 1% 상승할 때마다 가계의 총자산은 0.04% 감소했다. 특히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때 교육비 비중은 0.1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거비 부담이 인적자본 축적과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저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IMF, 韓 올 성장률 전망치 1.9%로 상향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 1.9%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에 비하면 각각 0.1%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 한국은행은 1.8%로 각각 제시했다. 가장 최근 전망치는 정부의 경제성장전략으로 올해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2%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IMF는 이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셈이다.


한국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그룹에 속한 41개국의 올해 성장률은 종전보다 0.2%포인트 올린 1.8%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 역시 0.1%포인트 올린 1.7%로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무역장벽에 따른 하방압력이 완화하며 올해 2.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일본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올해 전망률이 0.1%포인트 오른 0.7%로 전망됐다.

신흥개도국 그룹에 속하는 중국의 경우 재정부양과 미국의 관세유예 효과로 지난해와 올해에 각각 5.0%(0.2%포인트↑), 4.5%(0.3%포인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는 7.3%(0.7%포인트↑), 6.4%(0.2%포인트↑)로 내다봤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3.3%로 제시했다. 종전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무역정책 변화에 따른 하방요인과 AI 투자 증가와 재정·통화지원, 완화적 금융여건 등의 상방요인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다만 하방요인과 관련해 소수에 의한 인공지능(AI) 투자와 높은 무역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주요국의 높은 부채 수준이 세계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AI에 대해선 “생산성·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약화될 경우 급격한 자산가격 조정이 발생하면서 금융리스크가 전이·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무역긴장이 완화되고 각국이 AI 도입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경우 세계경제에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물가상승률은 에너지가격 하락에 힘입어 지난해 4.1%, 올해는 3.8%로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연합뉴스


◆코스피, 12거래일 연속 상승 ‘오천피’ 눈앞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약 7510억원, 240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551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매물을 받아냈다.

지난해 4200대에 장을 마친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4300을 넘어선 뒤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꿈의 지수’로 불린 코스피 5000까지는 불과 95.34포인트(1.94%)만 남겨둬 당장 20일 오천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1.34포인트(0.23%) 내린 4829.40으로 출발했다. 주말 사이 불거진 미국발 관세 우려에 장 초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었다. 오전 중 1% 넘게 빠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반등에 성공, 장중 15만6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15만전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1.06% 오르며 ‘76만닉스’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자동차 업종도 이날 질주를 이어갔다. 대장주인 현대차는 이날에만 16.22%(6만7000원)가 오른 48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주가 급등에 시가총액이 98조원대로 불어나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코스피 시총 3위로 올라섰다. 직전 거래일인 5위에서 두 계단 뛴 것이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29일 6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7일 70조원, 13일 80조원을 차례로 넘어섰다.

현대차는 이달 열린 CES 2026에서 로보틱스 등 로봇 사업의 중장기 전략이 공개되면서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0% 넘게 올랐다. 이날 현대차뿐만 아니라 그룹사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 우선주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3.77포인트(1.44%) 오른 968.36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