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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원화 스테이블코인’ 패권 다툼 본격화… 하나금융, '컨소시엄'으로 선공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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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원화 스테이블코인’ 패권 다툼 본격화… 하나금융, '컨소시엄'으로 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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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국내 금융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합종연횡에 돌입했다. 은행권 공동 대응 수준에 머물렀던 논의가 개별 금융지주 중심의 컨소시엄 체제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주도권을 둘러싼 ‘진영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당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정부안과는 별도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범위를 집중 논의하며, 2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 지분 51% 룰’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도 발행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민주당과의 입장 차가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따라 금융권 컨소시엄 지형 역시 다시 재편될 예정이다.

◆함영주 회장의 승부수… 하나금융, 4대 지주 중 첫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결성

지난 16일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실행에 나섰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나금융이 지방은행과 외산 은행을 끌어들여 '4개 은행' 체제를 구축한 것은 철저한 법적 계산의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법 제37조에 따라 개별 은행은 타 법인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지만, 현재 금융위, 한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지분 50% 이상을 은행권이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소 4개 이상의 은행이 한 배를 타야만 정부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발행 주체가 성립된다.

하나금융은 이번 컨소시엄으로 실질적인 발행 SPC(특수목적회사) 설립 준비를 마쳤다. 이는 규제 허들을 넘는 동시에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지역화폐 대체 등 유통망 확장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지난해부터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발행부터 유통, 결제까지 아우르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K-스테이블코인' 표준 선점하라… 4대 금융지주 합종연횡 가속화

하나금융이 업계 선두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하는 가운데, 다른 금융지주들도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확보를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의 지휘 아래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하고 전담 조직을 가동 중이다. 특히 KB국민카드가 지난 14일 출원한 ‘하이브리드 결제 기술’이 주목된다. 해당 기술은 스테이블코인 잔액을 우선 결제한 뒤 부족분을 신용카드로 자동 처리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카드 발급 없이 기존 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기술 파트너십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자사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증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직접 AX(AI 전환)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언급하며 전략 구상에 나섰다.

앞서 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AI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일상을 담은 디지털 신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은 삼성월렛 등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대규모 사용자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제도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업 법인 지분 한도 15% 제한을 금융위원회가 재검토 중인 만큼, 향후 법안 방향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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