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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에서는 폭락이라는데"…한우 가격, 왜 안 떨어지나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다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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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에서는 폭락이라는데"…한우 가격, 왜 안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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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와 소비자 가격 괴리 반복
6~8단계 복잡한 유통 구조
정부 개편안 실행 여부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축산물 가격을 둘러싼 산지와 소비자 간 괴리가 반복되고 있다. 축산업계에서는 산지 가격은 급락하는데 소비자 가격은 내려오지 않는 구조가 굳어진 지 오래다. 정부가 거래 구조 개편에 칼을 빼 들었지만, 실제 식탁 물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구조적 한계

국내 축산물 유통의 문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는 비효율적인 구조가 굳어졌다는 데 있다. 축산물은 사육 농가 이후 도축장, 가공업체, 도매시장, 중도매인, 소매점을 거치는 다단계 구조로 유통된다.

공산품과 달리, 생물 관리와 위생·검역, 냉장·냉동 물류가 필수로 포함되면서 단계별 비용이 누적되는 구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축산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축·가공·물류 비용은 소비자가격의 약 50%를 차지했다.

유통 단계가 많고 구조가 복잡할수록 가격 결정 과정은 불투명해진다. 도매시장 가격이 기준점으로 활용되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에는 유통업체별 마진과 판촉비, 재고 부담 등이 추가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가격 형성 과정이 단계별로 분절되고 산지와 소비자 가격을 잇는 연결 고리는 갈수록 약해진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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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에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부담은 산지에 집중된다. 공급 과잉이나 소비 위축이 발생하면 산지 가격은 즉각 하락한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 가격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그 결과 산지 가격은 급락하는데 소비자 가격은 유지되는 괴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한우 유통 과정이 대표적이다. 한우는 산지에서 식탁까지 보통 6~8단계를 거친다. 농가에서 약 30개월간 사육된 소는 우시장을 거쳐 도축된 뒤 도매시장에서 경매로 거래된다. 이후 발골·정형 과정을 거쳐 도매상과 유통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복잡한 구조로 중간 마진이 누적되다보면 '가격 깜깜이'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16일 기준 한우 지육 경매가격은 ㎏당 2만748원이었지만, 한우 등심 1등급 소비자 가격은 ㎏당 9만9640원이었다. 지육은 가축을 도축한 뒤 식용이 불가능한 부분을 제거하고 남은 고깃덩어리를 의미한다.

칼 빼든 정부, 체감 효과는?

정부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축산물 유통 구조 손질에 나섰다. 유통 단계를 줄이고 거래 방식을 개선해 산지와 소비자 간 가격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한우 부문에서는 유통 효율화와 사육 방식 개선을 병행키로 했다.

농협 공판장 내 한우고기 직접 가공 비중도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농협 공판장은 소를 경매하는 '장소' 역할이었다. 이제 농협이 고기를 직접 써는 작업까지 진행해 이동 비용과 중간 이윤을 없애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를 통해 비용을 최대 10%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돼지고기는 도매가격의 대표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신규 도매시장을 개설하고 경매 거래 비율을 두 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물량의 10%에도 못 미치는 경매 가격이 나머지 물량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매 물량을 늘려 보다 합리적인 가격 기준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닭고기와 계란은 소비자가격 조사 방식을 실제 소비 형태에 맞게 손질하기로 했다. 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 실제 소비자들의 주요 구매 채널을 중심으로 조사 기준을 재설계할 예정이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식품관 정육코너/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식품관 정육코너/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관건은 '체감도'다. 정부가 축산물 유통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정부는 유통 단계 축소와 가격 연동성 강화를 목표로 한 대책을 여러 차례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복잡한 유통 구조와 민간 유통업체 중심의 가격 결정 체계 탓에 정책 효과가 희석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이행 과정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 개편이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유통업체의 참여가 충분하지 않으면 가격 조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장가격 제시나 가격 연동 장치 역시 강제력이 낮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격 반영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단계가 줄어도 마진 구조가 유지되는 이상 산지 가격 변동이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며 "유통 구조 개편으로 발생하는 비용 절감분이 실제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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