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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안 뜯어보니 "매각 혈안에 경영은 뒷전"

아이뉴스24 진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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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안 뜯어보니 "매각 혈안에 경영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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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앤리스백 재가동 계획⋯자가점포 포함 41곳 폐점
법원 인가 후에도 난제 쌓여⋯3천억 DIP 뒷감당 우려도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구체적인 구조혁신안을 적극 추진해 2028년에는 K-IFRS 16(국제회계기준) 적용 전 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익스프레스 부문 분리 매각,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한산한 분위기의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익스프레스 부문 분리 매각,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한산한 분위기의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에 써낸 청사진은 이렇게 요약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익스프레스(SSM) 분리매각,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 등을 포함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회생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런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다만 회생안이 인가, 실행되더라도 각종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일 본지가 확보한 홈플러스 회생안에 따르면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 41곳을 순차적으로 폐점할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가양·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점, 계산·시흥·안산고잔·천안신방·동촌점 영업 중단에 나섰고, 문화점·부산감만점·울산남구점·전주완산점·화성동탄점·천안점·조치원점의 문을 닫겠다고 공지했다.

점포 폐점 계획에는 자가 점포 12곳도 포함됐다. 이미 매매계약이 체결이 진행 중인 유성·동광주점과 함께 2027년에는 서수원·야탑·진해점을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해당 점포 매각 후 재입점하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고수해온 세일즈앤리스백(점포 매각 후 재임대하는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자가 점포를 유동화해 회생채권 변제 후 M&A 성사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인데, 그간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적인 시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는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를 매각하는 슬림화 작업이 필요한 건 맞지만, 최근 몇 년간 MBK의 자금 조달 방식을 보면 태도적인 측면에서 올바르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경영은 뒷전에 두고 매각에만 신경 쓰다 보니 홈플러스라는 브랜드 가치가 계속 떨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또 홈플러스는 회생안에 3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조주연 사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2주 안에 긴급운영자금 투입 없이는 회사 운영을 중단해야 할 위기라고 밝혔다. MBK는 같은 날 3000억원 DIP 가운데 1000억원을 직접 부담하겠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 등 다른 금융 주체들이 참여하는 구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1월 직원 급여를 미룰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만큼 DIP 조달이 시급하지만, 일각에서는 자금 압박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실상 고금리 대출의 성격으로 미래 수익을 끌어다 쓰는 꼴인 데다, 향후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어나면 현금 흐름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 때문에 노조는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등 책임 있는 자구안이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조 측은 "기업을 살리기 위한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에는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알짜 자산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기획 청산'에는 결코 동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주연 대표는 인터뷰에서 "영업을 중단하는 점포들은 매출은 줄어들 수 있지만 적자 점포여서 전체적인 수익성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폐점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폐점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점포 운영 효율화 등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여야 지도부도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오찬 간담회에서 홈플러스 회생 문제에 대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긴급운영자금이 적기에 투입된다면 급여 지급은 물론 매장 운영 안정과 협력업체와의 거래 회복 등 회생을 위한 최소한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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