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한 한국 무인기. 연합뉴스 |
북한의 ‘한국 무인기 북한 영공 침투’ 주장을 수사하는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면서 이들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과거에 언론과 한 인터뷰 등으로 ‘북한에 인터넷 보급’ 등 대북 활동이 목적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이들이 구체적으로 이런 활동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16일 채널A에 출연한 대학원생 A씨가 ‘자신이 무인기를 날렸고 같은 날 군경합동조사TF에서 출석요구해 조사한 민간인 용의자인 B씨는 제작만 한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큰틀에선 틀린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적인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목적상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B씨가 대표로, A씨가 이사로 있는 무인기 제조 업체 ‘에스텔 엔지니어링’의 ‘대북 이사’라고 밝혀온 30대 C씨 역시 합동조사TF의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에스텔 엔지니어링은 이들 셋이 함께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 C씨에 대해 출국금지 등 조치를 했는지’ 묻자 박 본부장은 “필요한 조치는 경찰에서 다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무인기 사건이 벌어지기 전후 이들이 언론과 한 인터뷰를 보면 무인기를 왜 날렸는지 추측해볼 수 있는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무인기를 판매하기 위한 테스트 혹은 홍보용 비행이다. C씨는 지난해 1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중국에서 재료를 구해 한 대에 200만원도 안 되게 무인기를 만들 수 있다. 제3세계 중 가난하지만 무기체계가 안 되어 있는데 중국산을 믿기 어려운 나라에 수출 가능한 기종 2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음모론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추정도 있다. A씨는 채널A 인터뷰에서 “예성강 방사선 수치 확인을 위해 무인기를 날렸다”고 밝혔다. 황해북도 평산군 근처의 우라늄공장에서 인근 예성강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폐수를 방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정치 쟁점화하려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A씨와 B씨, C씨는 모두 보수 단체 활동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무인기를 활용해 대북 활동을 펼치려고 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C씨가 지난해 1월에 한 인터뷰에서 북한에 미국 스페이스X사가 운영하는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활용해 인터넷을 보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씨는 “스타링크 신호 받을 전용 라우터(인터넷 연결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를 전단처럼 뿌리고 비용은 펀딩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인터넷이 퍼지고 사람들이 접속해 같은 공간에서 소통하고 친해지면 북한의 거짓된 역사를 알게 되는 게 가장 현 단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아이폰을 뿌리고, 스타링크를 뿌리고 텔레그램을 쓸 수 있게 해주면 “체제 변혁을 위한 결사체가 나올 수 있다”고도 말했다.
C씨는 “무인기를 북한에 보낼 생각은 아니다. 그것은 크게 처벌받을 수 있는 문제다”라면서도 “북한이 무인기를 보냈는데 한국이 대응을 안 한다면 보낼 수 있다. ‘너희들은 민간에 이런 것 없지’ 하면서”라고 말했다. 이어 “라우터를 뿌릴 때 아무래도 풍선보다는 무인기가 훨씬 정확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수 있다. 회수를 고려하지 않으면 막 날려 보내도 된다”고 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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