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라운지] 김정훈·박충호 메리츠화재 조사실장
병원 등 연계, 조직적 보험사기 쑥
범죄인식 못한 채 가담 사례 증가
지인 ‘한몫 챙길 수 있다’ 권유가 가장 위험
병원 등 연계, 조직적 보험사기 쑥
범죄인식 못한 채 가담 사례 증가
지인 ‘한몫 챙길 수 있다’ 권유가 가장 위험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정훈(왼쪽), 박충호 메리츠화재 조사실장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보험사기는 선량한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부담을 전가할 뿐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사람의 보험금 활용을 지연시키고 유병자의 보험가입 문턱까지 높입니다. 소수가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인 셈입니다. 또한 보험사기는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에 결국 적발되고 형사처벌도 피할 수 없습니다. 보험금은 있는 사실대로 청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정훈·박충호 메리츠화재 조사실장은 지난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미한 사고에도 ‘한몫 챙길 수 있다’는 인식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 지인의 권유로 나도 모르게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처벌 기준은 강화되고 있어서다. 일선 현장에서 다양한 조사기법을 통해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있는 두 사람이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거듭 촉구하는 이유다.
최근 보험사기는 병원과 보험설계사가 함께 가담하는 등 조직화·기업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전직 경찰관들로 꾸려진 보험사기 전문 조사자(SIU) 조직을 중심으로 정밀 조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김정훈·박충호 조사실장 역시 경찰관 출신으로, 의료기관·브로커 등이 결탁한 조직적 보험사기 사건을 다수 적발한 바 있다. 이들은 허위 진단서 발급과 과잉 수술 등을 통해 거액의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들을 수사 기관과 공조해 적발하며 보험사기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두 조사실장은 조직적 보험사기 증가와 함께 범죄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보험사기에 가담해 피의자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박 조사실장은 “자동차 공업사, 병원, 지인 등의 권유로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경미한 사고임에도 한몫 챙길 수 있다는 인식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 척추 질환 환자가 우연한 교통사고 후 병원 권유로 입원과 생업을 병행하다 처벌까지 받은 사례도 존재한다.
김 조사실장은 2024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으로 알선·유인·권유·광고 행위까지 처벌 대상이 확대되고, 실제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아도 시도·준비·공모 단계만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해진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기는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적발된다”며 “보험금을 받으려고 한 순간부터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험사기 적발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김 조사실장은 “내외부적으로 보험사기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고 적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보험사기를 공모하거나 의학적으로 반박하기 어려운 진단명을 빌미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조직화·기업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용 시술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로 보험사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기 대응을 위해 제도적 장치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 조사실장은 “보험금 과잉 청구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급여 항목 지정은 보험사기 적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리급여는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관리체계 안으로 편입해 기준과 가격을 관리하는 제도로, 지난해 도수치료·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방사선온열치료 3개 항목이 지정됐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정훈(왼쪽), 박충호 메리츠화재 조사실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