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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590조원’ 시장 선점할까…특허 전쟁에 달렸다 [K바이오 특허전쟁①]

쿠키뉴스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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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590조원’ 시장 선점할까…특허 전쟁에 달렸다 [K바이오 특허전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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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일제히 1%대 하락 출발…그린란드 관세 우려
미국서 오리지널사 vs 복제약 특허 분쟁 21건
2030년까지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70개 만료
국내사들도 4000억 달러 시장 선점 위해 분주
“특허소송 급증 전망…리스크 대응 시 국내사 수혜 볼 것”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특허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해 매출액이 40조원을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신약들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소송 승패에 따라 국내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쿠키뉴스가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식재산처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 11월까지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외국 기업과 한국 기업 간 의약품 분야 특허소송은 총 2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오리지널 제품 특허를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와 제네릭·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한국 회사 간 의약품 분야 특허 소송은 총 21건이다. 제네릭 관련 소송은 8건, 바이오시밀러 관련 소송은 13건이었다.

소송 유형별로 살펴보면,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관련 소송 21건 중 국내사가 외국계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 2018년 2건에 불과했다. 제네릭·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국내사가 오리지널 신약을 보유한 외국계 제약사를 상대로 ‘비침해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비침해확인소송은 복제약이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 받기 위해 제기한다.

나머지 19건은 모두 외국계 제약사가 국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국내사가 개발한 복제약에 대해 시장을 지키려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견제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빗장 풀린다…바이오시밀러 시장 들썩

제약바이오 업계는 향후 5년 내 특허소송 건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10억 달러 이상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절벽’이 다가오면서다. 특허 절벽은 20년간 독점권을 부여하던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돼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허가 만료되면 경쟁사가 화학구조를 100% 복제하는 제네릭 또는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는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게 된다. 오리지널 사의 매출은 급감하고, 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제네릭·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 실제 지난 2022년 당시 글로벌 매출 1위였던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경우, 특허 종료 후 암젠이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출시하자 매출이 2012년 212억 달러에서 2024년 90억 달러로 급감했다.

특히 올해부터 2030년 사이 블록버스터 의약품 70개를 포함해 200여개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특허 만료로 독점권이 소멸되는 의약품 매출 규모는 최대 4000억 달러(약 5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20~2024년 발생한 손실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복제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들에게 전례 없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미국 독점권이 5년 내 해제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사노피의 아토피치료제 ‘듀피젠트’, BMS의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 로슈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 바이엘·존슨앤존슨(J&J)의 항응고제 ‘자렐토’ 등이 있다. 현재 이들 제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전무한 상태라, 개발에 성공하는 기업이 막대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 시점이 2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2024년 약 295억 달러(약 43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면역 항암제다. 이 약의 한국 특허는 오는 2028년 끝난다. 이어 2029년 미국, 2031년 유럽에서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국내사들도 일찌감치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오는 9월께 마무리할 예정이다. 셀트리온도 글로벌 3상 시험을 2028년 월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도 지난 2022년 싱가포르 제약사 파보렉스로부터 후보물질 ‘CKD-920’의 판권을 인수하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매출 4위인 사노피의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도 2030년 특허가 만료된다. 종근당은 이달 유럽의약품청(EMA)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유럽 최초로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CKD-706’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경동제약도 지난해 위탁개발 전문기업 프로티움사이언스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협력 개발을 체결한 뒤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를 첫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듀피젠트 등 의약품 7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출신 홍승서 박사를 바이오시밀러 사업 본부장으로 영입한 대웅제약도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사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 허가 시 요구되던 임상 비용과 기간을 줄이기 위해 비교효능시험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2026년부터 절차 간소화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의 바이오산업의 성장에 따라 특허 소송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허법원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약사 출신 이진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특허 분쟁은 경제적 이익이 큰 경우 발생하는 만큼,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관련 국내사의 도전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최근엔 케미컬 의약품(제네릭)보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이 늘어나며 관련 분쟁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소송 리스크 대응 역량이 한국 복제약 산업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절벽이 다가오면서 관련 소송이 늘어나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특허 문제만 잘 해결한다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일본 등 여러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레드오션화 되고 있는 만큼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정책 지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