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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에 무력 사용? 노코멘트"… 유럽, 美 국채 매각 '자본 무기화' 가능성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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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에 무력 사용? 노코멘트"… 유럽, 美 국채 매각 '자본 무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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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획득 군사옵션 열어두고 "전쟁 막았는데 노벨상 안 줘"
"평화 대신, 미국 이익에 전념"
주가 급락, 금값 최고치
유럽, 12조달러 美 자산 매각 가능성...EU, '무역 바주카' 검토

덴마크 병사가 그린란드에서 사격 훈련 중인 모습으로 덴마크 국방군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AFP·연합

덴마크 병사가 그린란드에서 사격 훈련 중인 모습으로 덴마크 국방군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AF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유럽 동맹국에 대해 관세 전쟁을 예고하고,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대서양 동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그린란드 문제와 직접 결부시키며, 더 이상 '평화'라는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미국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럽은 단순한 무역 보복을 넘어 미국 자산 매각이라는 '금융 무기화'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강력 대응을 예고해 세계 경제는 시계 제로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19일(현지시간) 찍은 그린란드 누크공항./AFP·연합

19일(현지시간) 찍은 그린란드 누크공항./AFP·연합



◇ 트럼프, 그린란드 획득에 군사 옵션 배제 않고, 노벨상 수상 불발에 "평화 대신 미국 이익에 전념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와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의 문자 메시지 공개를 통해 이번 사태가 단순한 부동산 거래 협상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보상 심리와 '미국 우선주의'가 결합된 복합적인 충돌임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장악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NBC 질문에 "노 코멘트(답변 보류)"라고 답했다.


이는 동맹국인 덴마크를 상대로 무력 사용 옵션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 않겠다는 것으로 실행에 옮길 경우 덴마크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에 군대를 파견했거나 하려는 영국·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무력 충돌이 불가피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핵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100% 그렇게 할 것"이라며 '대서양 무역 전쟁'을 불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강경 모드의 배경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 불발에 대한 개인적 앙금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퇴레 총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자신이 8개 이상의 전쟁을 막았음에도 노벨상을 받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나는 더 이상 순수하게 평화만을 생각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며 "이제는 무엇이 미국을 위해 좋고, 적절한지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린란드 확보 등 미국의 이익 증진에만 전념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그는 노벨 위원회가 독립적이라는 노르웨이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가 위원회를 완전히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 군인들이 18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 항구에 도착하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는 2026년 그린란드 및 그 주변 지역에서 다수의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고, 이는 그린란드 자치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고 밝혔다./AFP·연합

덴마크 군인들이 18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 항구에 도착하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는 2026년 그린란드 및 그 주변 지역에서 다수의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참여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고, 이는 그린란드 자치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고 밝혔다./AFP·연합



승객들이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한 에어그린란드에서 내려 활주로를 끌어가고 있다./AFP·연합

승객들이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한 에어그린란드에서 내려 활주로를 끌어가고 있다./AFP·연합



◇ 금융 시장의 충격, 주가 급락·금값 최고치 경신

트럼프 대통령의 '노 코멘트' 발언과 관세 강행 의지가 전해지자, 세계 금융 시장은 즉각적인 공포 반응(Panic reaction)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 자산을 투매하고, 안전 자산으로 대피하는 '위험 회피(Risk-off)' 모드로 급격히 전환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유럽 증시는 2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Stoxx) 600은 1.2% 하락, 2개월 만에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고율 관세 타겟이 될 수 있는 자동차와 명품 부문이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의 BMW·포르쉐·메르세데스-벤츠 등은 3% 이상 급락했고, LVMH와 케어링 그룹 등 명품 주식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증시는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현물이 휴장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0.9%)과 나스닥 100 선물(-1.1%)은 하락하며 다음 날의 폭락을 예고했다.

반면, 전쟁과 무역 분쟁의 공포는 안전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금 가격은 하루 만에 1.6% 상승하며 온스당 4670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은 가격 역시 5% 폭등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번 갈등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2026~202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로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FT는 보도했다. 또한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미국 관세 비용의 96%는 미국 소비자와 수입업체가 부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 보석상이 12일(현지시간) 쿠웨이트에서 금·은 바를 보여주고 있다./AFP·연합

한 보석상이 12일(현지시간) 쿠웨이트에서 금·은 바를 보여주고 있다./AFP·연합



1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라소 내 모니터에 표시된 독일 DAX 지수 변화 추이./AFP·연합

1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라소 내 모니터에 표시된 독일 DAX 지수 변화 추이./AFP·연합



◇ 유럽, '미국 자산 무기화' 거론과 '무역 바주카' 준비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압박에 맞서 기존의 무역 보복을 넘어 금융 부문까지 번지는 대응 시나리오까지 검토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유럽이 보유한 막대한 미국 자산을 지렛대로 삼는 '자본의 무기화' 가능성이다.

FT와 블룸버그는 유럽 내 전략가들 사이에서 미국 국채 및 주식 매각 가능성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미국 자산은 약 10조달러(유럽연합 보유·미국 재무부 추산)에서 12조6000억달러(나토 유럽 회원국 보유·미국 연방준비제도 추산)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보유량을 합친 것보다 두 배 가까이 큰 규모로, 만약 유럽이 이 자산을 시장에 쏟아낼 경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보전 구조가 붕괴되고 달러 가치와 미국 금융 시장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FT에 "유럽이 미국 자산 투자를 줄이거나 매각하는 것은 무역 흐름 제재보다 시장에 훨씬 더 파괴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자산의 대부분이 민간 보유라는 점과 대안 시장의 부재로 인해 실행이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존재하지만, 논의 자체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EU는 금융적 대응 외에도 제도적 보복 장치를 가동할 태세다. 프랑스가 주장하는 '무역 바주카'인 통상위협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ACI)의 발동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ACI는 관세 부과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제한, 미국 기업의 유럽 공공 조달 참여 금지, 서비스 무역 및 투자 제한 등 전방위적인 제재를 가능케 하는 도구로 이번 사태가 이를 발동할 '절대적으로 정당한 상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EU는 트럼프가 관세를 강행할 경우 즉각적으로 930억유로(약 108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는 보잉 항공기·자동차·버번 위스키·대두 등 미국의 대표적인 품목들이 포함된다. 또한 지난해 7월 말 체결된 미-EU 무역협정의 유럽 의회 비준 절차를 전면 동결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운데)가 19일(현지시간)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 앞서 트로엘스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왼쪽)·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운데)가 19일(현지시간)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회의에 앞서 트로엘스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왼쪽)·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이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이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



◇ 유럽 각국 정상 및 당사국 "협박에 굴복 없다"

미국의 전례 없는 압박에 맞서 유럽 각국 정상들은 "주권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응 수위를 놓고는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통상위협대응조치의 즉각 발동을 자제시키며 미국과의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메르츠 총리 역시 "유럽은 단결해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재무장관은 "우리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어조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를 무기화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EU 회원국이 아닌 영국은 독자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무역 전쟁이 자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차분한 논의를 촉구했다.

당사국인 그린란드의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는 수도 누크에서 열린 반대 시위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압박받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와 존중, 국제법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정부 역시 미국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상당한 규모'의 추가 병력을 그린란드 캉게를루수아크(Kangerlussuaq)로 급파하며 주권 수호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유럽 정상들은 오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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