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 전쟁' 불사… 여론 압박에 대미정책 강경 선회
안보·경제 美의존 서방 타격… GDP 0.25%P 하락 전망
"교역 파트너 찾기 어려워… 미국이 더 큰 충격" 의견도
18일(현지시간) 덴마크 병사들이 그린란드 누크 항만에 도착해 배에서 짐을 나르고 있다. /누크(그린란드)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확보하려 하면서 그의 집권 2년차 시작부터 세계 안보와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졌다. 미국과 유럽의 관세충돌이 80년간 이어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까지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러시아 등을 상대해야 하는 서방의 안보와 경제가 이번 사태로 상당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종합하면 미국과 유럽의 관세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양측 모두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유럽이 보복대응 검토에 나선 것은 그간의 양보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갈수록 커진 만큼 일부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진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첫해 동안 유럽은 관세인상 등 트럼프행정부의 압박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침체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의 영토인 그린란드를 '접수'하려 하고 이를 위해 관세카드까지 꺼내자 유럽 내에서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이와 함께 대미정책 기조를 강경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퍼졌다.
이번 관세전쟁의 1차 피해는 유럽이 크게 입을 수 있다. 유럽이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NBC와 인터뷰에서 나토 동맹 붕괴 우려에 대해 "유럽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 있어야 함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지원을 중단하면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ING의 카스텐 브레제스키 세계거시경제 책임자는 "유럽의 강경대응은 (유럽의) 기업들이 대미투자 및 수출 분야에서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관세갈등은 유럽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0.25%포인트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유럽보다 더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부과가 유럽 전체가 아닌 그린란드 파병국 8개국으로 제한된 반면 유럽의 대응조치는 미국 전체를 겨냥했단 것이다.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조지프 파우디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미국의 대외무역 관계가 약화했으며 이에 따라 유럽을 대체할 교역파트너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우디 교수는 "EU(유럽연합) 회원국인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사이에는 국경이 없다"며 "이들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다른 유럽국가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대미 수출길을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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