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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위협에 '셀 아메리카' 우려 재부상

연합뉴스 이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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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위협에 '셀 아메리카' 우려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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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작년 4월 '해방의 날' 직후 美주식·채권 동반급락 경험
전문가 "작년 4월과는 상황 달라" 진단…美자산비중 낮출 유인은 지속
독일 프랑크푸르트항의 컨테이너선과 유럽중앙은행 건물[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프랑크푸르트항의 컨테이너선과 유럽중앙은행 건물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미국자산 매도) 우려가 재부상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를 맞아 휴장한 가운데 선물시장에서 미 동부시간 정오 무렵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선물은 모두 1% 안팎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같은 시간 99.05로 전장 대비 0.35% 하락했다.

동맹국을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무역 전쟁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 선물과 달러화 가치에 타격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2월부터 10%, 6월부터 25%) 방침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이 완료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인사이트 엔베스트먼트의 프란체스카 포르나사리 외환 설루션 책임자는 "많은 이들이 주말 사이 일어난 일에 상당히 경악하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의 자산을 어떻게 보유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시행 이후 세계 각국은 전후 세계 경제질서의 중심축이 돼 온 달러화 패권 지위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이틀간 12%나 폭락했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 국채 시장마저 투매가 이어지며 미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급락)하기도 했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은 '셀 아메리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시행을 90일 유예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이체방크 분석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가장 큰 채권자로 약 8조 달러(약 1경2천조원) 규모의 주식 및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글로벌외환리서치 책임자는 "서방 동맹의 지경학적(geoeconomic)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는 환경에서 유럽인들이 채권자 역할을 기꺼이 수행할지는 명확하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린란드 관세' 사태가 당장 유럽 투자자들의 '셀 아메리카'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미국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미국 자본시장을 대체할 대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계 금융그룹 ING는 유럽연합(EU)이 달러화 자산을 매도하도록 민간 투자자들에게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으며, 유로 자산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려는 노력 정도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에 견준 달러화 가치가 작년 4월 이후 이미 많이 하락한 데다 다른 투자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시장에서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장 환경이 주식·채권 투매를 불러온 작년 4월 '해방의 날' 직후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국부펀드 등 공공부문 자금이 미국에서 이탈하기 위해서도 더 큰 명분이 필요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진단한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크스 외환전략 책임자는 "그들(유럽 공공부문 투자자)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투자 성과를 훼손하는 결정을 하려면 아마도 갈등 상황이 더 고조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증시에 '인공지능(AI) 붐' 관련 고평가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비중을 낮추고 미국 바깥으로 투자자산을 다각화할 유인은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클레이스는 AI 붐과 관련해 새해 들어 미국 증시 성과가 이미 다른 대부분 국가 증시 성과에 뒤처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 사이에서 미국 관련 위험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욕구가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는 "이런 상황이 반드시 무질서한 순환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것이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의 비중을 높여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위험 균형을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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