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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관세 확대 기류에… 삼성·SK, 긴장 속 '예의주시'

아시아투데이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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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관세 확대 기류에… 삼성·SK, 긴장 속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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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장 안 지으면 100% 관세" 압박
2단계 조치 변수 속 전략 마련 집중
靑 "불리하지 않은 조건 확보에 최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반도체업계에 또다시 불확실성 태풍이 몰아친다. 미국이 당장은 일부 첨단 컴퓨팅 칩에 한정해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적용 범위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다. 그럼에도 반복된 이슈에 시장은 차분히 반응했고 전문가들도 구체화 되지 않은 얘기이고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27% 오른 14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 역시 1.06% 오른 76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관세 폭탄 발언에도 시장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상태다.

관세 적용 대상과 시점, 구체적인 조건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미국이 그간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목표로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 역시 과거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포고령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200'과 AMD의 'MI325X' 등 일부 첨단 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은 이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조치로 설명하고 있으며 향후 반도체와 파생 제품 전반으로 관세를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메모리를 생산하려면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이른 바 '2단계 조치' 발언은 삼성·SK에 대한 관세 부담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미국에 생산기지를 지으라는 압박으로 읽힐 수 있다"면서 "미국 내 공장 설립 요구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제기돼 왔던 사안으로, 전혀 새로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조건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역시 "우리 기업은 관세 이슈보다 국내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필요한 투자를 적기에 집행할 수 있는 전략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및 후공정 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으로, AI·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당초 170억달러 규모였던 투자 계획도 확대돼 텍사스 지역 반도체 투자 규모는 총 37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38억7000만달러를 투입해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시설은 웨이퍼를 생산하는 팹이 아니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후공정을 담당하는 거점으로, 미국 내 AI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정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지난해 한미 통상 협의 당시 확인한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원칙을 근거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아직 본격적인 반도체 관련 232조 조치가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대만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우리 기업에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차분히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문제는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대응할 사안이라기보다 정부 간 협상을 통해 풀어가야 할 영역"이라며 "기업들은 당분간 추가 투자나 생산 전략 조정보다는, 정부의 협상 결과와 정책 방향을 지켜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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