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 협정 서명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가자지구 평화구상 2단계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구성 추진이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가자지구 평화와 재건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식 유엔' 아니냐는 논란 속 주요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부터 유럽 등 세계 각국에 평화위원회 회원국 참여 초청장을 발송했고, 약 60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장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까지 회원국 참여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곳은 헝가리가 유일하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블레어 전 총리는 평화위원회의 회원국 구성 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상임이사국의 10억달러(약 1조 4760억원) 기부금 관련 문의는 트럼프 행정부에 직접 문의하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집행위원 임명을 거부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구성 계획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평화위원회 회원국 초청장을 받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평화위원회 참여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기부금 지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평화위원회의 구체적인 구조와 운영방식, 재원 조달 목적 등에 아직 모든 세부 사항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도 블룸버그에 "캐나다가 평화위원회 상임이사국 자격을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초안 헌장은 여전히 논의 중이고, 캐나다가 회원국 참여에 동의한 것은 헌장 논의에 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평화위원회 회원국 참여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우리의 역할을 다할 준비가 됐다"고만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호주 총리는 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날 밤 "백악관으로부터 평화위원회 회원국 참여 초청장을 받았다. 우리는 이런 모든 제안을 존중하는 태도로, 그리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가자지구 전쟁 관련 미국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던 이스라엘은 전날 평화위원회 집행위원회 구성을 공식 반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평화위원회는 전날 언론을 통해 헌장 초안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헌장 초안에 평화위원회의 활동 범위가 가자지구가 아닌 국제 분쟁지역으로 확대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등 위원회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트럼프식 유엔'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헌장 초안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회원국 상임이사국 자릿값으로 10억달러를 요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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