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A에 中 패널 탑재
'갤A 주무대' 신흥 시장서 지난해 고전
유연한 공급망 전략→점유율 회복 노려
갤A 흥행시 글로벌 1위 탈환에도 유리
수직계열화 유리한 삼성 “위기를 기회로”
'갤A 주무대' 신흥 시장서 지난해 고전
유연한 공급망 전략→점유율 회복 노려
갤A 흥행시 글로벌 1위 탈환에도 유리
수직계열화 유리한 삼성 “위기를 기회로”
인공지능(AI) 혁신을 동력 삼아 2년 연속 성장했던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는 성장 둔화의 기로에 섰다. 메모리반도체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 가격이 급등해 이를 그대로 판매가에 반영하면 지난해 대비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은 이미 올해 새로 선보일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 S26과 아이폰18 시리즈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기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 A57에 이례적으로 중국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파격 행보를 보인 것도 이 같은 비용 절감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갤럭시 A는 갤럭시 S보다 한 단계 낮은 보급형 라인업이어서 가격 변화에 민감한 고객들이 주 타깃 소비층이며 구매에 미치는 가격의 영향도 특히 크다. 갤럭시 A 시리즈는 프리미엄과 보급형 수요가 모두 높은 미국은 물론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와 동남아시아·남미 등에서 간판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신흥 전략 시장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애플이 지난해 초 3년 만에 새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16e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인 중국 브랜드의 가성비 공세가 거세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현지 투자를 대거 확대하며 공을 들여온 베트남에서조차 시장점유율이 뒷걸음칠 정도였다. 베트남은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되고 소비자 구매력도 높아지는 전략적 시장이지만 갤럭시 S25가 출시된 지난해 1분기 삼성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전년(31%) 대비 하락한 28%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 브랜드인 샤오미는 같은 기간 20%에서 23%로, 오포는 15%에서 17%로 각각 점유율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가격 상승 압박이 수요 둔화를 부를 수 있는 위기 요인이지만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중국 CSOT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가 상승 압박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지만 다양한 공급망 확보 전략을 동원하면 오히려 신흥 시장 등에서 밀린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샤오미 울트라 17’ 역시 전작 대비 출시 가격이 10%가량 오르는 등 중국 기업들도 가격 인상 파고에서 예외는 아니다. 갤럭시 A가 가격 상승 폭을 최소화해 구매 허들을 낮춘다면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의 성장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에 내준 글로벌 스마트폰 왕좌 탈환도 급한 상황이다. 매년 글로벌 시장 1위는 1% 안팎의 근소한 점유율 차이로 결정되는 만큼 삼성 내부에서는 가성비를 높인 갤럭시 A의 흥행 여부가 애플을 다시 제칠 주요한 무기로 판단하고 있다. 갤럭시 A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주목도가 낮은 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 상위 10위권 안에는 매년 갤럭시 S보다 갤럭시 A 시리즈가 대거 포함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직 계열화를 이룬 삼성전자가 타사 대비 원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부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를 한 지붕 식구로부터 납품받고 있으며 기판 및 카메라 모듈 등도 전자 계열사로부터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제조사가 외부 협력사의 부품 단가 인상에 속수무책인 상황이지만 삼성전자는 그룹 내 공급망을 통해 핵심 부품의 수급과 가격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독보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스마트폰뿐 아니라 노트북과 태블릿 등 다른 정보기술(IT) 기기 업계도 부품가 인상 파고를 넘기 위한 생존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글로벌 레노버·프레임워크 등 노트북 제조 기업들은 신제품 가격을 높이는 한편 노트북의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델은 가격 정책 외에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대량 구매 시 제공해 온 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등 가격 인상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일부 노트북 제조사들은 DDR4 같은 구형 메모리 탑재도 적극 추진 중”이라며 “또 메모리 용량을 줄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필수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