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AP/뉴시스]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14 |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유한 이란인들은 튀르키예 나이트클럽 등으로 도피해 유흥을 즐기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이란에서 2주 넘게 시위가 이어지며 유혈 사태가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 극동 지역 '반(Van)'에서는 이란 엘리트 계급 인사들이 클럽에서 술을 마시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반'은 이란과 산악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으로, 이란인들에게 인기있는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매우 많은 이란인들이 방문하는 곳이며, 일부는 튀르키예인과 결혼해 이곳에 정착한다고 한다. 이란인들이 주요 고객인 카페와 음식점들도 모여있다.
이곳에서 텔레그래프가 만난 한 이란인 상인은 파티를 즐기는 이란 엘리트층에 대해 "그들은 아주 부유하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권력을 유지하고, 계속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일반 대중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체가 만난 한 부유층 이란 여성은 튀르키예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물담배를 피우고 보드카를 마시며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또 이란에서 전국적인 통신 차단이 이뤄지는 동안 친인척들과 안부 전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란 부유층이 찾는 이곳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입장료, 술, 안주, 물담배 등의 비용은 이란의 평균 월급인 약 75파운드(약 11만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 지역 현지인들은 최근 며칠 사이 정치적 불안을 피해 부유한 이란인들이 튀르키예로 들어왔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이슬람 정권을 지지하는 인사들이라고 말했다. 부유한 이란인들은 시위대가 자신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도 있다며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이란인은 파티를 즐기는 이란인들에 대해 "이 사람들은 정권으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란에 남아 있는 것이 걱정돼서 당분간 떠난 것이다. 여기서는 안전하다고 느낀다. 이란에서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그 돈을 쓰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란인은 "너무 모욕적이다"라면서 "당신 나라에서 수천 명이 죽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런데 바에 가서 춤출 마음이 들겠는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이란 인권단체 'HRANA'는 현재까지 이란 내 사망자가 3090명이며, 이 중 2885명이 시위 참가자라고 밝혔다. 체포 건수는 2만2000건이 넘는다. 다른 단체들은 이 수치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매체는 이란 부유층들이 해외로 나가 밤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이란 사회 내부의 극심한 사회경제적 격차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대규모 시위가 촉발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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