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항 물동량 추이로 본 당진 경제
오 시장, 양곡부두·수소(암모니아) 부두가 대안
당진항 중장기 반등의 분기점 만들어야
오 시장, 양곡부두·수소(암모니아) 부두가 대안
당진항 중장기 반등의 분기점 만들어야
당진항 항공뷰. 포털 |
당진항의 물동량 흐름이 단기 회복을 넘어 구조적 전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산업 구조 변화와 물류 환경 재편 속에서, 향후 항만 경쟁력은 새로운 화물과 기능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지난 6일 오성환 당진시장이 민선8기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당진항의 추이가 향후 당진 경제의 흐름이 전환기를 맞을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성 기자 |
오성환 당진시장은 이달 초 민선8기 시정운영 설명에서 당진의 미래 먹거리는 양곡부두와 수소(암모니아) 사수에 달려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진항 무동량 그래프 현황. 당진시 |
당진시 자료에 따르면 당진항(고대부두·송악부두·서부두·당진화력)의 물동량 처리 실적을 보면, 2017년 6793만5천 t을 기록한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1%에 그쳤다. 2018년에는 세계 교역 둔화와 제조업 경기 침체 여파로 6504만7천 t에 못미치며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2019년에는 서부두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6649만3천 t으로 2% 반등했으나, 이는 구조적인 회복이라기보다 일부 화물 증가에 따른 제한적 반등으로 평가된다. 이후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으며 물동량이 6265만7천 t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고, 2021년에도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산업 활동 위축이 이어지면서 6017만6천 t으로 다시 4% 하향점을 찍었다.
◇2022년 제한적 복귀
2022년에는 세계 경제가 단계적으로 재개되며 물동량이 6329만9천 t으로 5% 증가했고, 2023년에도 6445만6천 t으로 2% 늘며 회복세를 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강한 반등이라기보다 팬데믹 이전 수준을 향한 제한적 복귀”로 보고 있다.
2024년에는 물동량이 6431만6천 t으로 사실상 정체되며 증가세가 둔화됐고, 2025년에는 6288만8천 t으로 다시 2% 내려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보호무역 강화 등 국제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교역과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진항 물동량 구조가 특정 산업과 벌크 화물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다는 점이다. 발전 연료, 원자재 중심의 물동량은 글로벌 경기, 에너지 정책, 산업 생산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최근 친환경·탄소 감축 기조 속에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발전 연료 수요 조정,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는 항만 물동량의 안정적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적인 경기 회복만으로 과거와 같은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안은 있는가?
당진항 양곡부두와 수소(암모니아) 부두가 해답으로 점쳐진다. 두 시설은 당진항이 기존 벌크 중심 항만에서 벗어나 화물 구조를 다변화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다.
양곡부두는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안정적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제 곡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입·보관·유통 기능을 갖춘 항만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양곡 물동량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해, 당진항 전체 물동량의 변동성을 완화하는‘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암모니아) 부두는 장기적으로 당진항의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수소(암모니아)는 에너지·산업 전반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저장·운송이 가능한 항만은 향후 수소(암모니아) 경제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당진 지역의 산업 기반과 연계될 경우, 단순 물동량 증가를 넘어 고부가가치 에너지 물류 허브로의 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수소(암모니아) 부두의 경우 항만기본계획 고시가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이며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다. 수소는 중장기 에너지 전환의 핵심 자원인 만큼, 계획 확정과 행정 절차의 지연은 민간 투자와 산업 연계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럼에도 수소(암모니아) 부두가 갖는 전략적 중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수소 생산·저장·운송이 가능한 항만은 향후 에너지·산업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며, 당진항 역시 수소(암모니아) 부두를 통해 기존 벌크 항만에서 미래 에너지 항만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양곡부두 질적 전환기
시장 경제에서는 양곡부두가 중단기적인 물동량 안정화를, 수소(암모니아) 부두가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담당하는‘이중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 시설이 본격 가동될 경우, 당진항 물동량은 단순한 톤수 증가를 넘어 화물 구성의 질적 전환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잠재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배후 산업 유치, 물류·에너지 기업과의 연계, 항만 운영 전략 고도화가 병행돼야 한다. 인프라 구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항만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당진시 관계자는“최근 물동량 감소는 지역 항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둔화와 국제 정세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당진항 역시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기존 물동량 구조의 한계를 인식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항만 기능과 화물 구조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당진항은 현재의 물동량 정체 국면을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양곡과 수소(암모니아)라는 미래 화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경로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이 당진항의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