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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군, 함정정비협약 기준 강화…본토 대상, MRO 진출 국내 조선소는 미해당 [비즈360]

헤럴드경제 고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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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군, 함정정비협약 기준 강화…본토 대상, MRO 진출 국내 조선소는 미해당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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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중동 은행 건물 서 불…대응 1단계 발령
美 해군, 지난해 MSRA 지침 개정
해군 함정 정비 수행 요건 강화된 셈
美 본토 내 현지 조선소는 재신청 필요
韓업계, 잇따라 협약 체결 등 적극 대응
미 해군 7함대 소속 ‘USNS 앨런 셰퍼드’함. [미 해상수송사령부]

미 해군 7함대 소속 ‘USNS 앨런 셰퍼드’함. [미 해상수송사령부]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미 해군이 본토 조선소를 대상으로 함정정비협약(MSRA)에 대한 등급제를 도입하고 인증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국내 조선사들은 해당 규정에 적용되지 않아 한숨 돌리게 됐지만, 선제 대응 차원에서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RA란 미 해군 함정의 정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최고 등급의 자격 인증이다. 단순 지원함뿐만 아니라 전투함, 호위함 등 미 해군의 주력 함정에 대한 정비 사업에 포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 해군 지역정비센터 사령부(CNRMC)는 지난해 5월 MSRA 지침을 개정, 같은해 12월 이에 따른 요건 개정 및 추가 인증·갱신 설명을 공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지침에 따라 90일 안에 새로운 MSRA 신청서를 CNRMC 측에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90일 안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처리 기간 동안 기존 계약은 유지되며, 인증 과정에서 미비점이 발견되면 90일 안에 이를 수정하고 운영 적격성 평가를 제출해야 한다. 미비점이 수정되지 않으면 기존 계약은 취소된다고 전했다.

해당 MSRA 지침 개정에 따른 재신청서 제출은 본토 내 조선소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조선사들의 자격 유지에는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미국 조선소를 대상으로만 MSRA 재신청이 요구되는 것으로 내부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조선소가 인수하거나 인수를 검토하는 미국 조선소가 향후 MSRA 자격을 취득하려면 티어 등급에 따른 요건을 충족해야 할 전망이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MSRA는 등급이 티어 1부터 티어3까지 세 단계로 나뉘었다. 새 기준에 따르면 티어 1 업체가 되려면 180일 안에 2만2000맨데이(Man-days) 규모의 대규모 정비를 독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맨데이는 한 사람이 하루(8시간) 동안 수행할 수 있는 작업량 단위다. 2만2000맨데이는 180일동안 매일 쉬지 않고 작업한다고 가정해도 하루 평균 약 122명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큰 규모다. 주 5일 근무 기준으로는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약 170~180명 인력이 매일 함정 정비에 매달려야 하는 수준이다. 수많은 숙련공을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대형 조선소만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이 정비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가 지난해 3월 출항하는 모습.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정비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가 지난해 3월 출항하는 모습. [한화오션 제공]



인력에 이어 시설도 관건이다. 미 해군은 티어 1 업체에 반드시 자체 소유하거나 전용 사용권을 지닌 부두 및 드라이도크 보유를 의무화했다. 또한 모든 등급에서 공통 적용되는 ‘55% 자가수행 원칙’도 눈에 띈다. 전체 작업 절반 이상을 하도급이 아니라 본사 숙련 인력과 자체 설비로 소화해야 한단 뜻으로 풀이된다.


티어 2 등급은 작업 규모 면에서는 티어 1과 동일하게 2만2000맨데이를 요구하지만, 시설 측면에선 미 해군에 제공하는 부두나 정비 시설을 활용해 작업할 수 있다. 티어 3는 40일 이내 약 1000맨데이 규모로 비교적 가벼운 정비 업무 수준이다. 자체 부두나 정부 시설 중 선택해 작업할 수 있다. 중견 조선소도 취득 가능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각자의 강점을 살려 MSRA 취득 및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함정 MRO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국내 조선사들은 MRO 사업에 따른 새로운 수익 확보는 물론 미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한 신조 수주 기회 등을 노리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2024년 7월 각각 MSRA를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이후 지금까지 HD현대중공업은 2건, 한화오션은 5건의 미 해군 MRO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미국 사업 담당 부서 중심으로 MSRA 취득 준비에 나서, 조만간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에 MSRA 취득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군함 사업은 하고 있지 않지만, 미 군함 MRO 전문 조선사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중견 조선사인 HJ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미 해군으로부터 MRO 사업을 처음 수주했으며, 이달 16일에는 MSRA 체결 대상자 최종 선정 통보를 받아 국내 업체 중 세 번째로 미 해군 함정 정비 자격을 획득했다. SK오션플랜트는 최근 미 해군 현장 실사를 통해 받은 항만 보안 평가를 통과, 1분기 중 라인선스를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