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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1470원대인데 코스피는 4900 돌파…‘환율-주가 공식’ 깨졌다

파이낸셜뉴스 최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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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1470원대인데 코스피는 4900 돌파…‘환율-주가 공식’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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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국내 증시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있다. 통상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 환손실 우려 등으로 증시 약세와 직결됐다. 하지만, 기업이익에서 인공지능(AI)과 공급망 변화 등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이같은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0원 오른 1473.7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장중 전날보다 1.58% 오르며 4917.37까지 오르는 등 사상 처음으로 4900선을 돌파했다.

기업이익을 좌우하는 요인이 환율보다 인공지능(AI)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로 이동하면서, 원화 약세가 더 이상 주식시장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지난 2023년 이후 원화 가치 하락이 더 이상 주식시장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다"며 "국내 기업이익 구조가 글로벌 경기 중심에서 AI와 공급망 변화 중심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강력한 구두개입과 외환시장 안정 대책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14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외환스와프 확대, 외환건전성 부담금 한시 감면, 외환거래시간 연장, 공공기관 환헤지 비율 상향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해외 투자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엔화 약세, 글로벌 달러 강세 등으로 환율은 다시 1470~1480원대로 반등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시장 개입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은 무역흑자에도 감소해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방어를 시사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책이 급등 속도를 늦추는 역할은 하지만, 추세 자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허 연구원은 "정부의 환율 대책은 구조적 자금 유출 흐름을 되돌리기보다 일시적 쏠림을 완화하는 성격"이라며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개입이 강화될 수 있지만 환율 하락 추세 전환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과거 국내 증시는 원화 강세 국면에선 외국인 자금 유입과 기업이익 개선 등으로 상승했다. 반대로 원화 약세는 외국인 이탈과 주가 조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23년 이후에는 이같은 상관관계가 눈에 띄게 약화됐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도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사례가 나타났고, 환율과 코스피 간 상관계수도 과거 대비 크게 낮아졌다.

눈길을 끄는 건 코스피가 4900선을 넘어서는 강세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전 처럼 공격적으로 반도체와 자동차를 사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들어 외국인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서 오히려 순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조선, 유틸리티, 철강, 건설, 상사자본재, 증권 업종에서는 매수세가 강화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국내 증시 분위기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차분하다"며 "이미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아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코스피 전체 외국인 보유율은 약 36.9% 수준이며, 반도체 업종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는다. 과거 고점 국면과 비교해도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즉, 반도체 추가 매수보다 포트폴리오 재배치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해석이다. 대신 외국인들은 최근 3개월 동안 유틸리티, IT하드웨어, 운송, 상사자본재, 에너지 업종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유틸리티 업종은 이익 반전과 배당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외국인 지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 비중이 이미 높은 업종을 더 늘리기보다 경기에 민감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유율이 낮은 산업재 중심으로 분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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