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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가'는 끈질김과 헌신, 엄청난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

연합뉴스 정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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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가'는 끈질김과 헌신, 엄청난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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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제 주인공 김미영 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도운 폴 플린 씨
폴 플린 전 부사장[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폴 플린 전 부사장
[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는 주로 20세 이전에 발병한다.

인슐린 분비가 아예 되지 않는 질병이라 혈당을 계속 확인해 인슐린을 주입해야 하는데, 보통은 손가락 끝에서 채혈해 혈당을 측정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는 힘든 일이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가 채혈 대신 팔뚝에 기기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확인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직접 나선 건 이런 이유에서다. 김 대표의 아들은 3살이던 2012년 1형 당뇨를 진단받았다.

연속혈당측정기가 한국에서 유통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 대표는 측정기가 정식 수입되기 전까지 '해외 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하고, 다른 환우회 회원들을 위해 설명회를 열었다. 오로지 공익을 위한 행동이었지만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고발당해 한동안 수사기관을 오가며 곤욕을 치러야 했다.

김 대표를 모티프로 만든 영화 '슈가'에도 주인공 미라(최지우 분)가 검사와 식약처 수사관 앞에서 진땀을 빼는 장면이 여럿 나온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김 대표 손을 잡아준 건 연속혈당측정기를 개발하는 한 외국계 헬스케어 기업의 당시 부사장이던 폴 플린 씨였다.


2년 전 은퇴한 플린 전 부사장은 김 대표와의 특별한 인연을 기억하며 영화 '슈가' 개봉을 앞두고 응원차 한국을 찾았다.

19일 서울 강남구 한 회의실에서 만난 플린 전 부사장은 "김미영 대표에게서 '슈가' 제작 소식을 듣고 '영화가 개봉하면 한국에 가서 직접 관람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폴 플린 전 부사장[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폴 플린 전 부사장
[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에는 플린 전 부사장을 모델로 삼은 인물도 등장한다. 극 중 미라가 100여통에 달하는 이메일을 보내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외국계 기업 부사장이 방한해 미팅을 진행하는 장면 등에서다.


플린 전 부사장은 "당시 상황이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그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국가에 새로운 의료기기를 도입하려면 그 나라의 법과 규제를 알아야 하고, 복잡한 허가 절차를 통과하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하지만 김미영 대표는 매우 끈질겼고, 저를 끝까지 도와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린 아들의 투병과 당국의 조사 등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김 대표는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한다. 플린 전 부사장이 김 대표를 "영웅 같은 사람이자 롤모델"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플린 전 부사장은 "저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힘든 날에 책상 위에 올려 둔 김 대표의 가족사진을 보곤 한다"며 "김 대표가 겪었던 고초를 생각하면 제가 겪는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슈가'에서 미라 역을 맡은 배우 최지우의 연기에 대해서도 감탄을 연발했다.

플린 전 부사장은 "배우의 연기가 정말 엄청나다고 생각했다"며 "미라 역할을 그처럼 잘 해낼 수 있는 배우는 아마 없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김 대표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쁘다"며 "'슈가'는 1형 당뇨라는 질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헌신과 끈질김, 엄청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최신춘 감독의 '슈가'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영화 수익금 일부는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기부돼 치료비 지원 및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 등에 쓰일 예정이다.

영화 '슈가' 속 한 장면[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슈가' 속 한 장면
[메시지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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