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선택적 군 복무제' 시행…보수 인상 등에도 미온적 반응
모병 행사장에 시위대 난입도…"내집마련 꿈도 못꾸는데 민주주의 지키라 희생 강요"
지난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루클라에서 열린 나토 군사 훈련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독일군 병사가 휴대용 방공 시스템 스팅어 미사일을 들고 있다. 2022.05.10/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유럽에서 점점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에서 자주국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독일은 젊은이들의 반감이 높아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연방방위군(분데스베어)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홍보 효과로 지난 2년간 신규 입대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전역과 은퇴로 빠져나가는 인원을 겨우 상쇄하는 수준이다.
독일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지난해 '선택적 군 복무 제도'를 도입한 후 올해부터 시행하지만 목표 병력을 충원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선택적 군 복무 제도는 18세 이상 남성들이 군 복무 의사와 체력 상태 등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이들 중 군 복무 의사가 있는 이들을 신체검사를 통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2027년부터는 모든 남성들이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올해 새로운 제도를 통해 2만 명을 모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며, 국방부는 이와는 별도로 1만 3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독일 정부는 새로운 제도 하에서 병사들에게 최대 3144달러(약 463만 원)의 월급을 제공한다. 기존 제도보다 932달러(약 137만 원)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화책도 뛰는 주택 가격 등에 낙담한 젊은 세대의 반감을 달래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연방 예산의 4분의 1을 노년층 연금에 사용하는 국가를 위해 자신이 희생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군 복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베를린에서 열린 군 입대 상담 행사에선 시위대가 페인트 폭탄을 던지며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시위대로 나선 16세 학생은 전투에서 죽음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러시아의 점령하에 살겠다고 말했다. 그의 친구인 17세 여학생은 전쟁이 나면 독일을 떠나 해외에 있는 조부모와 함께 살겠다고 말했다.
군 복무에 반대하는 인플루언서 시몬 드레슬러(26)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나 같은 사람조차 집 한 채 가질 희망이 전혀 없다"며 "이제 와서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지키라고 하는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누구의 이익인가"라고 반문했다.
수학 과외 교사인 베네딕트 차허(25)는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국민이 국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면 그 대가로 돌려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며 "국가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 점점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은 정당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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