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서울 삼성)가 1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남자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안대로 눈을 가리고 덩크를 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
“진짜예요! 하나도 안 보였어요!” (웃음)
“혹시 앞이 살짝 보인 게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에 그는 연거푸 손사래를 쳤다. 그만큼 그의 퍼포먼스가 놀라웠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남자프로농구(KBL) 올스타전 화제의 장면은 단연 조준희(서울 삼성)의 ‘눈 가리고 덩크슛’이었다. 그는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해 안대로 눈을 가린 뒤 3점슛 라인에서 거침없이 돌진해 덩크를 내리꽂았다. 그 순간 서울 잠실체육관을 꽉 채운 관객 8649명(매진)의 환호성이 일제히 폭발했다.
19일 한겨레와 전화로 만난 조준희는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이어서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1979년 개장한 잠실체육관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내년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잠실학생체육관과 함께 차례로 철거된 뒤 신축된다. “‘눈 가리고 덩크’는 현재의 체육관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담은 의미”인 것이다.
조준희(서울 삼성)가 1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남자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삼성 팬이자 리틀썬더스 선수의 도움을 받아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
‘굿 굿바이’ 올스타전을 위해 조준희는 디(D)리그 경기로 바쁜 가운데 틈틈이 구상했고, 올스타전 이틀 전부터 눈을 감고 연습했다고 한다. 실패했으면 의미가 반감됐을 터. 그는 “점프 전 왼발, 오른발로 세 스텝 정도 밟고 뛰어오르면 잘 맞았다. 감을 익히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도 팬을 앞에 두고 덩크에 성공해 1위를 차지했다. 2시즌 연속 1위. 그에게 ‘덩크 콘테스트’는 팬들과 자신에게 하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조준희는 19살 때인 2023~2024 프로에 데뷔해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전 세계 유망주가 모이는 미국 아이엠지(IMG) 아카데미 농구단에 입학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주목받았고 일반인 자격으로 국내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해 전체 4순위로 프로 선수가 됐다. 올해 22살. 아직 나아가는 중이다.
그는 “정규리그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팬들에게 활약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올 시즌 최선을 다해 정규리그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데뷔 이후 경기에서는 덩크를 “D리그에서 딱 한 번” 해봤다는 그는 이 기운을 이어 더 힘차게 골대를 내리꽂을 것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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