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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에너지 '합병 안한다' 약속 지킨 한화그룹, IPO서 '중복 상장 논란' 돌파해야

필드뉴스 윤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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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에너지 '합병 안한다' 약속 지킨 한화그룹, IPO서 '중복 상장 논란' 돌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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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

[사진=㈜한화]


[필드뉴스 = 윤동 기자]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가 인적분할을 공식화하면서 변수가 많았던 승계와 계열분리 과정이 한 쪽 방향으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최근 프리 IPO(기업공개)를 통해 오너 일가의 지분이 희석되면서 당초 거론됐던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 상장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삼형제가 ㈜한화 인적분할을 통해 계열분리를 추진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한화그룹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화와 에너지를 합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되는 셈이다.

◇㈜한화 인적분할 공식화…에너지와의 합병안 사실상 폐기

1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한화그룹의 계열분리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화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한화비전·모멘텀·세미텍·로보틱스 등 테크 부문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부문 계열사를 분리해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넘기는 인적분할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설법인으로 이전되는 계열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탤앤드리조트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계열분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김동선 부사장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신설법인의 지분을 받고 대신 ㈜한화의 지분을 주는 교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한화와 신설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 같은 인적분할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재계에서 거론돼 왔던 ㈜한화와 에너지의 합병은 사실상 완전히 폐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화그룹 승계의 핵심으로 평가받은 에너지는 2007년 유상증자로 ㈜한화 주식 2.18%를 장내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그룹 지주사의 지분율을 늘려오면서 세 아들이 한화그룹을 지배하는데 활용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율은 22.16%에 달한다. 이로써 보유한 ㈜한화의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한 김 회장을 추월해 ㈜한화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에너지가 꾸준히 ㈜한화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한화와 에너지가 합병해 삼형제의 지배력을 단 번에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 이후 계열분리가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합병 보다 쉽지만 에너지 IPO도 '중복 상장' 논란 넘어야

그러나 에너지가 최근 프리 IPO를 진행하면서 합병 관측은 자연스레 힘을 잃었다. 프리 IPO와 향후 상장 과정에서 삼형제가 보유한 에너지 지배력이 상당 부분 희석되기 때문이다. 지분율이 희석된다면 이후 ㈜한화와 합병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합병 과정에서 ㈜한화와 에너지의 합병비율 산정에 대해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감안하면 마땅치 않은 결과다.

결국 한화그룹이 ㈜한화의 인적분할을 통한 계열분리를 결정한 것은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한 결과로 보인다. 인적분할의 경우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라 시장의 저항이 적다. 나아가 세 아들이 IPO 고정에서 구주매출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를 토대로 신설법인의 지분을 직접 매입, 증여세를 낸다는 점에서 법적·도덕적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지난해 4월 한화그룹이 외부에 했던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된다. 지난해 4월 한화그룹은 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와 합병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당시 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가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조치라는 시장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화의 인적분할과 에너지의 IPO가 합병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이나 이 역시 달성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의 상장 과정에서 중복 상장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가 ㈜한화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데다, ㈜한화의 자회사들도 상당수 상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정권은 대선 시기부터 중복 상장 근절을 시장 정상화 핵심 과제로 삼아왔기 때문에 시장은 물론 정권의 눈치도 봐야 한다.

물론 한화그룹도 이 같은 변수를 인지하고 있어 최대한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에너지가 프리 IPO를 진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6년 내 상장을 완료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 같은 조치로 풀이된다. 상장 마감 시한을 이재명 정권 이후까지 늘려놓아 최대한 변수를 정리할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가 프리 IPO를 진행한데다 ㈜한화의 인적분할이 공식화되면서 양자의 합병 가능성은 일소된 모습"며 "한화그룹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쪽으로 승계 방안을 도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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