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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이 ‘선물’로 달라던 통일연구원의 통일부 이관 차질 불가피

조선일보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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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이 ‘선물’로 달라던 통일연구원의 통일부 이관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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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이혜훈 문제는 있어 보여…해명도 들어 봐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로 달라고 요청했던 통일연구원의 통일부 이관 작업이 중단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 /뉴스1


통일부는 지난 17일 홈페이지에 “통일연구원법(안) 입법예고 관련 관계기관과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함에 따라 이를 철회한다”고 공지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을 통일부 산하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예고한 지 사흘 만에 거둬들인 것이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통일연구원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지원·관리하는 통일연구원을 “통일부 산하로 변경하고자 한다”고 했었다. 통일부는 입법예고 사유로 “통일·안보 분야 연구 결과가 남북 관계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는 점과 “정책과 연구의 유기적 연계 필요성”을 들었다.

앞서 정동영 장관은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통일연구원을 통일부로 이관해 주십사 하는…, 대통령님께서 선물을 하나 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립니다”라고 했고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관련 논의를 할 것을 지시했다. 정 장관은 “외교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은 모두 싱크탱크가 있지만 통일부는 없다”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때 (산하 기관들이) 통폐합됐는데 힘 있는 부처는 다 남았고 통일부가 힘이 없어서 통일연구원이 분리됐다”고 했었다.

통일연구원 소속 인사들은 정 장관의 연구원의 통일부 이관 건의를 TV로 생중계된 대통령 업무보고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한 연구원은 “대통령 업무보고 전 연구원의 통일부 이관에 대해 통일부와 사전에 협의한 게 전혀 없었다”며 “생중계된 방송에서 연구원을 ‘선물’로 달라는 장관의 발언에 굉장히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연구원은 이후 지난 9일 김민석 국무총리에 대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인사연) 업무보고에서 연구원의 통일부 이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으나 통일부는 입법예고를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연구원이 속한 경인사연, 국조실과도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통일연구원은 1991년 설립 초기 통일부 산하에서 1999년 관련 법 제정에 따라 경인사연 산하로 이관됐다. 국책 연구기관이 IMF 경제 위기를 예견하지 못하고 사전 대응에 실패했다는 판단에 국책 연구기관들의 독립적 연구를 보장하겠다는 김대중 정부의 구상에 따른 것이었다. 통일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연구원이 부처 산하로 들어가게 되면 국책 연구기관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연구원의 통일부 이관에 부정적 입장이 지배적이었다”고 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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