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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약하지만 美는 강하다”…베선트도 그린란드 노골적 압박

동아일보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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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약하지만 美는 강하다”…베선트도 그린란드 노골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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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CNBC.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CNBC.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8일(현지 시간) “유럽은 약하지만, 미국은 강하다”면서 “그린란드가 미국의 한 부분이 된다면, (북극을 둘러싼) 충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방점을 ‘국가안보’에 분명히 찍은 것. 특히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을 싸잡아 그린란드를 지킬 힘도 없다는 취지로 안보 역량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만큼, 유럽 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극에서 벌어질 전투가 향후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까지 내다보고 있다면서 “그린란드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의 국가안보와 서반구 안보를 위탁(outsource)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린란드를 향한 미국의 행보가 ‘협상 전술’인지 묻는 말엔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의 한 부분으로 하지 않고선 안보 강화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며 그린란드 병합 자체가 목적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게 미국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단 지적엔 “그렇지 않다”고 일축한 뒤, “오히려 미국 안보를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맞서지 못했단 사실을 이미 지켜봤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미래에 그린란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러시아·중국의 행동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북극 항로의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무기력한 유럽에 맡겨둘 순 없고, 미국이 확보해야만 미국은 물론 유럽에도 최선의 결과라는 취지다.

베선트 장관은 “덴마크는 그린란드인들에게 끔찍한 역사도 갖고 있다”며 “강제 불임 시술을 1980년대, 90년대까지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미국이 관심을 보이자, 갑자기 새로운 관심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는 덴마크 정부가 앞서 1960년대부터 수십 년 동안 그린란드 여성들에게 강제 불임시술을 한 정책을 의미한다. 이 사건은 그린란드인들이 덴마크로부터 받아온 부당한 대우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 덴마크 총리는 지난해야 이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가 덴마크의 치부로 꼽히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만큼, 이는 덴마크 내부에선 상당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남아 있길 원하느냐’는 질문엔 “우리는 나토의 일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발발해 미국이 다시 끌려들어 가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그린란드와 나토 중 무엇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더 필수적인지에 대해선 “그것은 유럽 지도자들의 시각에서 나온 전제일 뿐”이라며 “유럽 지도자들은 결국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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