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와 대규모 연구서 ‘GLP-1·아세트아미노펜’, “연관성 없다” 결론
부작용 논란에 글로벌 제약시장을 뒤흔들었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와 진통제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이 잇따른 과학적 검증을 통해 오명을 벗었다. 규제당국과 대규모 연구결과가 기존 부작용 우려를 부정하면서 과도한 공포가 시장과 소비자 판단을 왜곡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외신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 계열 약물인 위고비, 삭센다, 젭바운드 복용과 자살 생각·행동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관련 경고 문구를 라벨에서 삭제해 달라고 제약사들에 요청했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이후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비만 치료 시장의 핵심 약물로 자리 잡았다. 다만 급성장 과정에서 일부 사례 보고가 부각되며 부작용 우려가 확산되고, 시장 불확실성을 키워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023년 7월 FDA는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한 환자들로부터 시판 후 보고를 받은 후, 해당 약물과 관련된 자살 충동 위험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FDA는 관찰 연구 및 사례 보고를 포함한 임상 시험 및 시판 후 데이터에 대한 예비 검토를 수행했으며 2024년 1월에 발표된 의약품 안전성 정보에서 예비 조사 결과가 공유됐다. 명확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발생 건수가 적어 불확실성이 있음을 인정했다.
이어 이달 14일 FDA는 수만 명 이상이 참여한 다수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과 대규모 실제 진료 데이터를 종합 검토한 결과 GLP-1 약물 사용이 자살 위험이나 정신건강 이상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경고 문구가 현재의 과학적 근거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검토 결과에 대해 FDA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치료에 자살 충동 등에 대해 특별히 더 우려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며 “이번 라벨 변경은 이전 경고로 인해 발생했던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이레놀을 둘러싼 임신 중 사용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연관성 논란도 최근 연구를 통해 정리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각국 보건 당국이 임신부의 두통이나 발열 완화를 위해 권장하는 거의 유일한 약물이라 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이탈리아 키에티대, 영국 리버풀대·런던 세인트조지병원, 노르웨이 오슬로대,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대규모 체계적 문헌 고찰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자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지적 장애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 43건을 선별해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 분석을 수행했다. 그간 일부 관찰 연구와 정치적 발언을 계기로 타이레놀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됐지만, 최신 연구는 이러한 주장이 통계적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과도하게 해석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의학 학술지 ‘랜싯 산부인과 및 여성 건강’에 게재됐다.
주요 의료 기관들은 임신 중 발열과 통증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아세트아미노펜을 계속해서 권장하고 있다. 미국 산부인과 학회(ACOG), 영국 왕립 산부인과 학회(RCOG), 유럽 의약품청(EMA) 모두 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이 여전히 가장 선호되는 선택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투데이/노상우 기자 (nswreal@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