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전경. 2024.04.23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은 서방 민주 세력을 효과적으로 결집, 러시아의 야욕을 초장에 분쇄함으로써 러시아는 물론, 같은 전체주의 국가 중국도 견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당시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오랜만에 “미국이 미국 했다”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 미국은 극단적 '미국 우선' 정책으로 우방마저 괴롭힘으로써 중국 견제가 느슨해지고 있다. 오히려 중국의 활동 공간을 넓혀주고 있다.
일단 캐나다가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어 유럽연합(EU)도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단 캐나다부터 보자. 원래 미국과 캐나다는 전통의 맹방이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캐나다에 35%의 관세 폭탄을 퍼부은 이후 급격하게 관계가 냉각, 캐나다가 적대적이었던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 중국이 캐나다산 카놀라유 등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대폭 내리는 대신 캐나다도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100%에서 6%로 인하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6.01.16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
더욱 놀라운 것은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역사상 최악에서 극적으로 반전했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지난 2018년 멍완저우 당시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해 미국에 신병을 인도했었다.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하게 냉각됐다.
멍완저우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가 15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자택을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그러나 미국이 캐나다에 관세 폭탄을 퍼붓자, 캐나다가 중국과 관계를 개선,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극적으로 반전한 것.
캐나다에 이어 EU도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병합하려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병한 유럽 8개국에 10%의 추가 관세 폭탄을 퍼붓는 등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계획 반대 유럽 국가에 관세 위협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그린란드와 관련, 미국과 유럽 갈등이 관세 전쟁으로 비화한 것이다.
이는 2차대전 이후 세계 평화의 근간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붕괴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병합하면 유럽을 공동 방위하기로 한 미국이 유럽을 침공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조치에 유럽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EU는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에 1080억 달러의 보복 관세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그린란드 지지 시위. 2026.01.17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유럽의 사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가장 쾌재를 부를 세력은 바로 중국이다.
특히 유럽은 미중 패권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그런 유럽이 중국으로 기울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고립될 수 있다.
미중이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미국은 동맹을 더욱 규합해도 부족할 판에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로 기존의 친구마저 잃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정치 천재'라고 불렸던 중국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은 정치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친구의 극대화, 적의 극소화'라고.
국제정치도 마찬가지일 터. 미중이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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