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리폼 행위는 상표권 침해"
"기술 제공했을 뿐, 판매 안 했다"
('사장님이야기') |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50년 경력의 명품 수선 장인이 루이뷔통으로부터 상표권 침해 소송을 당해 대법원 판단을 앞둔 가운데 심정을 털어놨다.
명품 수선 리폼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 '강남사' 이경환(59) 대표는 최근 유튜브 채널 '사장님 이야기'를 통해 루이뷔통에 '상표권 침해'로 소송당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에게 받은 루이뷔통 가방 원단을 재사용해 작은 크기의 가방과 지갑 등을 제작했고, 고객으로부터 제품 1개당 10만~70만 원의 수선비를 받았다.
이에 루이뷔통은 이 대표가 새롭게 만든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에도 여전히 루이뷔통의 로고가 박혀 있으므로 상표권이 침해됐다며 이 대표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루이뷔통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이 대표가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현재 대법원판결 남았는데 내년 초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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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루이뷔통이 우리나라 최대 로펌인 김앤장 통해서 소송을 걸었다. 일반 소상공인들한테 '너희들 이거 리폼하다 한 번 걸리면 몇천만원씩 과태료 부과하겠다. 법적 소송 들어가겠다'고 겁을 준 것"이라며 "그러면 소상공인들이 견딜 수 있겠냐. 그래서 '(리폼) 안 하겠다'고 확약서를 쓴 거다. 근데 저만 안 썼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루이뷔통이 물건을 판 뒤 왜 그 이후에도 관여하냐는 거다. 내가 물건을 리폼해서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맡기면 그걸 수선해서 되돌려주는 일을 한 거다. 그냥 기술을 제공한 것일 뿐인데 이런 걸 못 하게 한다면 옷 수선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이 대표는 3년 동안 홀로 루이뷔통과 싸우고 있다며 "부담스러울 정도로 돈이 많이 들었는데, 이미 시작했고 이렇게 (사건이) 커질 줄 몰랐다. 지금 이 사건은 유례없고 판례가 없어서 우리나라에서도 관심 갖지만, 외국에서도 많이 관심 갖고 있다"고 말했다.
'왜 유독 한국에만 그럴까?'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중국 짝퉁 시장은 어떻게 하지도 못하면서 한국 시장이 만만한 거다. 한 마디로 이런 판례를 통해 우리 한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냐, 그걸로 다른 나라에도 적용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선 합법 판단한 '개인 리폼'…국내 대법원 판단은 어디로
이 대표는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사례도 언급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한 리폼 업체와 롤렉스 간 상표권 침해 분쟁과 관련해, 스위스 연방대법원은 "고객의 요청으로 이미 소유한 롤렉스 시계를 맞춤 제작한 것은 개인적 용도에 해당해 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다만 리폼한 시계를 재판매 시장에 내놓는 경우에는 상표법 및 불공정 경쟁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봤다.
독일 연방대법원 판례도 개인적 사용을 전제로 한 수선·리폼의 경우, 이를 직접 하던 전문가에게 맡기든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다.
'결과에 따라 리폼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는 말에 이 대표는 "대법관님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하겠지만, 그 결과물로 인해 저와 이런 수선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끼칠 거다. 두 번째로 고객들이 옷이나 가방, 자동차 튜닝하는 게 불법행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루이뷔통이 수선에 대해서는 얘기 안 하고, 리폼만 가지고 말한다. 그게 참 애매한 경계선이다. 어떤 걸 수선으로 보고, 어떤 걸 리폼으로 보느냐 그리고 법률적으로 '리폼'이라는 단어는 없다. 수선에 다 포함되는 것"이라며 주장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다른 브랜드에서는 아직 얘기가 없는데,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루이뷔통으로 판결이 나오면 걔네들이 가만히 있겠냐? 루이뷔통이 대신 싸워주고 있으니까 판례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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