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이스라엘·사우디 우려와 미군 배치 현실이 결정적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 |
아시아투데이 남미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옵션을 일단 접은 배경에는 시위대 처형 중단 여부뿐 아니라, 중동 지역의 군사적 제약과 동맹국들의 만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동의 전·현직 당국자 10여명을 인용해 백악관 내부에서 대이란 군사행동을 둘러싼 현실적 우려가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 당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에 대비해 항모 전단 등 핵심 전력이 카리브해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란의 대규모 보복에 대응할 만큼 중동 내 미군 전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란이 직접 보복에 나설 경우 확전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여건도 제동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이란과의 단기 충돌 당시 요격용 미사일을 상당량 소진한 상태로, 현재 배치된 전력만으로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미 측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이유로 미국의 직접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이집트 등 주요 중동 협력국들도 외교 채널을 통해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역시 최근 통화에서 군사적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도 경고 수위를 높였다. 미국이 군사개입에 나설 경우 지난해와 같은 제한적 대응에 그치지 않을 것이며,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이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이스라엘과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WP는 당초 대이란 강경 대응에 긍정적이었던 JD 밴스 부통령도 결국 군사작전 보류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다만 군사 옵션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WP는 미군 주요 자산이 다시 중동으로 재배치되는 데 약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이 시점 이후에는 이스라엘의 방어 부담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2월 한 달간 24시간 작전 지원이 가능한 인력 운용 계획을 지시받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시위대 유혈 진압과 처형을 이유로 강경 대응을 시사해왔지만, 지난 14일 "이란에서 살해가 중단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언급한 뒤 어조를 누그러뜨렸다. 그는 최근 기자들에게 "누구도 나를 설득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며, 예정됐던 대규모 처형이 실행되지 않은 점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