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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생물보안법 반사이익 기대감"…K바이오, 美 현지 진출

이데일리 한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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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생물보안법 반사이익 기대감"…K바이오, 美 현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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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셀트리온·롯데·SK 등 현지거점 확대…‘관세장벽' 선제적 방어
“미국산 아니면 안 산다”…트럼프행정부 보호무역주의도 피한다
생물보안법 수혜로 中빈자리 대체 기대…‘영업무기’ 된 현지 시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직접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현지화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응하는 한편 관세 장벽과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는 강력한 방패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지 생산은 미국 제약사들이 정치적 부담 없이 한국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명분을 제공하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수주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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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美관세장벽에 '美생산거점 확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현지 공장을 인수해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당초 미국 현지 생산기지 확보에 신중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자 전략을 수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2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Rockville) 공장을 2억8000만 달러(약 4147억원)에 인수하며 미국 내 첫 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천 송도와 미국 록빌을 연결하는 이원화된 생산체계를 통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유연하고 안정적인 생산 옵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북미 고객과의 협업 기반을 확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역별 공급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해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조 수수료를 받는 거래 구조상 미국 제약사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더라도 실제 판매가에 붙는 고율 관세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의약품의 경우 판매가 대비 위탁생산 납품가는 10%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가령 납품 가격에 15%의 관세가 붙더라도 실제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1.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인수는 미국 제약사들에게 '해외 생산'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관세 비용까지 절감해주는 강력한 수주 전략이 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 제약업체들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굳이 관세까지 지불하면서까지 해외 공장에 생산을 맡기지 않으려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생산시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생산시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셀트리온 1.4조 투입…"바이오시밀러 시장 사수"

셀트리온은 상대적으로 더 절박하다. 자체 바이오시밀러까지 생산·판매하는 구조상 한국에서 수출할 경우 제품 가격에 붙는 관세는 가격 경쟁력에 치명타가 된다. 오리지널 약보다 저렴한 가격이 핵심인 바이오시밀러가 관세로 인해 비싸질 경우 시장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일라이 릴리로부터 3억3000만 달러(약 4600억원)에 인수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공장에, 인수대금을 포함해 증설과 운영비를 더해 1조 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을 글로벌 생산·공급 체계를 고도화해 미국 판매 자사 제품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생산시설 가동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미국 내 안정적인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신규 거점 확보에 소요되는 기회 비용과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바이오, 국내 공장보다 美공장 인수로 '생산능력 검증'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통해 가장 빠르게 안전지대로 진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신설에 드는 시간을 인수 단 8개월로 단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로부터 확보한 약 2900억 원 규모의 생산 물량 덕분에 가동 즉시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최근 가동을 시작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용 생산 라인은 미국 내에서 희소성이 높아 차세대 항암제 시장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국내 공장보다 앞서 미국 거점을 확보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서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올해 8월 송도 바이오캠퍼스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개최된 셀트리온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생산시설 개소식. 왼쪽부터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토드 윙지(Todd Winge) 셀트리온 브랜치버그 대표이사, 박경옥 셀트리온홀딩스 수석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토마스 킨 주니어(Thomas Kean Jr.) 연방 뉴저지 하원의원, 앤디 김(Andy Kim) 연방 뉴저지 상원의원. (사진=셀트리온)

지난 5일(현지시간) 개최된 셀트리온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생산시설 개소식. 왼쪽부터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토드 윙지(Todd Winge) 셀트리온 브랜치버그 대표이사, 박경옥 셀트리온홀딩스 수석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토마스 킨 주니어(Thomas Kean Jr.) 연방 뉴저지 하원의원, 앤디 김(Andy Kim) 연방 뉴저지 상원의원. (사진=셀트리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현지 진출이 이어지는 와중에 지난달 발효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은 K-바이오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의 우시(WuXi)바이오로직스 등 우려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국내 기업들을 새로운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현지 진출은 강력한 영업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땅에서 미국인을 고용해 약을 만드는 만큼 미국 제약사들이 백악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안심하고 물량을 맡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CDMO 기업인 CBM(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 경영권을 인수하며 필라델피아에 세계 최대 규모의 CGT 생산 시설을 확보한 SK팜테코는 생물보안법으로 쫓겨난 중국 우시바이오의 물량을 직접 수용하며 수주 잔고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SK팜테코는 미국 현지생산을 통해 관세 우려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마크로젠은 미국 법인 소마젠을 통해 중국 BGI의 빈자리를 꿰차며 미국 정부의 대형 유전체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점유하던 미국 유전체 분석 시장의 파이를 그대로 흡수하며 독식 체제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SD바이오센서는 미국 진단 기업인 메르디안을 2022년 15억3199만 달러(약 2조원)에 인수하며 미국 내 수백 개의 병원과 진단센터로 이어지는 유통망과 생산망을 동시에 확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규제가 강화될수록 현지 제조망은 관세 장벽 안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는 방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관세 장벽과 규제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며 "현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과 영토 확장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