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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 증언 속 효성家 재판 또 다른 쟁점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강민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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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 증언 속 효성家 재판 또 다른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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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공판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증인신문
"조현준 요청으로 박수환 만남만 두 차례 주선"
지분 매입 조언·검찰 언급 '전면 부인'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형제 간 분쟁의 '중간 전달자' 역할에 불과했을 뿐 실질적인 과정이나 해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금 2000만원 전달 경위와 이른바 '협박성 발언' 여부를 둘러싼 진술도 이날 법정 공방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송 전 주필은 "조현준 회장이 동생을 만날 수 없다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당시 증인 역시 조현문 전 부사장과 친분이 없어 형제 간 만남을 직접 주선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박수환이라도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2013년 7월과 9월 두 차례 조 회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혔다.

송 전 주필은 박 전 대표와 1990년대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했다. 조 회장과의 첫 만남은 2013년 조선일보 고위 인사의 주선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의 홍보 대행 업무를 맡고 있었고, 이 같은 역할 때문에 조 회장 측에서 박 전 대표와의 접촉을 요청하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이날 증언에서 조 회장과 박 전 대표의 만남을 연결했을 뿐, 이후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만남 요청에 처음부터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송 전 주필은 "박 전 대표는 처음에는 딱 잘라 거절했다"며 "내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만나달라고 설득해 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조현준과 조현문·박수환 측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적극적으로 만남을 원했느냐"는 질문에는 "조현준 회장이 보다 강하게 원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조 회장이 박 전 대표로부터 '비리 자료를 가지고 검찰에 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이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송 전 주필은 "만남을 주선하곤 바로 자리를 떠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와 오랜 기간 개인적 친분 관계가 이어진 만큼, 만남 주선 이후 관여하지 않았다는 송 전 주필의 진술이 어느 선까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도 재판부의 몫으로 남게 됐다.


만남 사이 '2000만원'

논의의 초점은 이어 조 회장이 송 전 주필에게 건넨 '현금 2000만원'의 성격으로 옮겨갔다. 송 전 주필은 "2013년 9월 조 회장으로부터 쇼핑백을 받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현금 2000만원이었다"며 "이후 목격자 앞에서 직접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앞서 조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해당 금액에 대해 "중간에서 신경 써준 데 대한 감사이자 가족 간 대화를 더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취지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현금이 건네진 시점이 조 회장과 박 전 대표의 첫 만남 이후이자 두 번째 만남 이전이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됐다. 조 회장 주장대로 첫 만남에서 박 전 대표로부터 일방적인 협박을 받았다면, 해당 만남을 주선한 인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거나 재차 만남을 요청하며 금전을 건넸다는 설명은 시점상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조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비상장 지분을 비싸더라도 빨리 매입해 주고 플러스 알파 재산을 나눠준 뒤 끝내라", "검찰에 가게 되면 골치 아프다" 등 말을 송 전 주필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전면 부인했다. 송 전 주필은 "재벌 총수 앞에서 함부로 꺼내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큰 틀에서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라는 수준의 원론적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부사장에게는 강요미수 등 혐의가, 박 전 대표에게는 공갈미수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 전 부사장의 2013년 퇴사 과정에서 효성그룹을 상대로 조 전 부사장을 '회사 성장의 주역'으로 묘사한 보도자료 배포 등을 요구,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조 회장과 부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비리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위법한 경영을 시정하려다 가족 간 갈등이 깊어져 사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2014년 조 회장과 효성 임원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이에 조 회장도 2017년 동생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맞고소에 나서면서 형제 간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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