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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엿보는 존재의 감각"…영해 '모서리의 떨림'전

뉴스1 김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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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엿보는 존재의 감각"…영해 '모서리의 떨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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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갤러리 20일~2월 1일



'모서리의 떨림' 전 포스터 (하랑갤러리 제공)

'모서리의 떨림' 전 포스터 (하랑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하랑갤러리는 오는 20일부터 2월 1일까지 영해 작가의 개인전 '모서리의 떨림'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에 문득 느껴지는 '나'라는 존재의 어긋남에서 시작된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존재의 감각을 그림을 통해 깊이 들여다보는 자리다.

전시 제목인 '모서리의 떨림'은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직 감각으로만 느껴지는 빈 공간에 주목한다. 이 공간은 사회적 지위나 이름표로 규정할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샌가 잃어버린 원초적인 흔적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 정체성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고, 숨을 쉬고 있다는 존재의 가장 작은 단위일 뿐이다.

영해 작가는 이러한 감각을 구멍이나 얼룩, 유령 같은 흔적으로 불러낸다. 이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반응하는 '떨림'으로 받아들인다. 이성과 언어가 미처 닿지 못하는 이 떨림은 캔버스 위에 시각적인 자국이 되어 남는다.

짧게 탄 수레, 32x32cm, Mixed media on canvas, 2025, 영해 (하랑갤러리 제공)

짧게 탄 수레, 32x32cm, Mixed media on canvas, 2025, 영해 (하랑갤러리 제공)


작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안과 밖이 만나는 경계의 틈을 '모서리'라고 부른다. 떨림은 바로 이 모서리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긁고, 덮고, 찍고, 흘리는 원초적인 몸짓으로 그 찰나를 붙잡는다. 어깨에서 손끝으로 이어지는 움직임은 화면 위에 직접적인 흔적을 남기며, 잃어버린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시도이자 존재의 깊은 안쪽을 더듬는 행위가 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이름 붙여지지 않은 빈 공간을 가만히 바라보게 한다. 그동안 외면했던 스스로의 균열과 마주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사라진 것을 억지로 되찾으려 하기보다, 여전히 떨리고 있는 그 모서리 위에 머물며 존재의 감각을 다시 느껴보기를 권한다.

영해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에 재학 중이다. GPS전 등을 통해 신진 작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해 왔다. 오는 4월 CICA 미술관의 오픈 큐레이션 프로젝트 참여를 앞두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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