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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10연패 하면 축구 강국 됩니까? 백가온-신민하, 막내들이 증명한 '진짜 정답'

파이낸셜뉴스 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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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10연패 하면 축구 강국 됩니까? 백가온-신민하, 막내들이 증명한 '진짜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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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는 '그들만의 리그'… 유럽파·와일드카드 합류면 우승 전력 충분 금메달 못 따면 어떤가... '골목대장'보다 세계 경쟁력 갖춰야 백가온-신민하 등 막내들의 활약... '실력 위주' 개편의 신호탄

U-23 축구대표팀 백가온이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 vs 호주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U-23 축구대표팀 백가온이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 vs 호주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시안게임(AG) 10연패를 달성하면 한국이 축구 강국이 됩니까?"
지난 18일, 막내들의 반란으로 호주를 꺾고 4강에 오른 이민성호의 승리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 축구는 언제까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족쇄에 매여 기형적인 운영을 계속할 것인가.

냉정하게 뜯어보자. 아시안게임은 명백하게 나이 제한이 있는 연령별 대회다. '병역 혜택'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고 보면, 대회의 질적 수준은 냉혹하리만치 낮다. 8강 이전의 조별리그나 토너먼트 초반 경기는 수준 차가 현격해 사실상 연습경기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한국 축구는 이 대회에 목숨을 건다. 올림픽 본선이나 월드컵을 대비해야 할 귀중한 U-23 자원들을 오로지 'AG 상비군' 테스트용으로 소모한다.

U-23 축구대표팀 백가온이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 vs 호주 경기에서 선제골 성공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U-23 축구대표팀 백가온이 1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 vs 호주 경기에서 선제골 성공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이 U-21 대표팀을 내보내며 2028 LA 올림픽과 그 이후를 도모하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이제는 인정을 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인재 풀은 과거와 다르다. 굳이 조직력을 핑계로 몇 달씩 합숙하며 손발을 맞추지 않아도, 개인 기량만으로 아시아를 제패할 수 있는 자원들이 넘쳐난다.

지금 당장이라도 스쿼드 전원을 유럽파로 채울 수 있을 정도다. 양민혁(코벤트리), 배준호(스토크), 김지수(브렌트포드), 이현주(아로카), 양현준(셀틱) 등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전력의 화룡점정을 찍을 3장의 '와일드카드'까지 있다.

손흥민급 슈퍼스타가 아니더라도, K리그를 씹어먹는 톱클래스 선수나 유럽파 형님들을 수혈하면 아시아권에서 적수가 없다.


일본도 최정예 멤버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대회는 의무 차줄 대회가 아니기에세계적인 선수들이 올 일도 없다.

병역혜택이 없다면 이강인급 선수가 해당 대회에 나올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대한축구협회제공

대한축구협회제공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그 어떤 전술보다 강력한 동기부여, 이른바 '군면제 로이드'가 있다. 본인들의 축구 인생이 걸려 있기에, 굳이 협회가 읍소하지 않아도 그들이 알아서 구단을 설득하고 대표팀에 합류하고, 또 사활을 걸고 뛴다. 이 정도 전력에 이 정도 간절함이라면 아시안게임 제패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백 번 양보해서 우승하지 못하면 또 어떤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다고 해서 세계 축구계가 한국을 강국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반대로 우승을 못 한다고 해서 한국 축구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비하할 일도 아니다.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이강인이 드리블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이강인이 드리블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은 아시안게임을 철저한 '실험의 장'으로 쓴다. 우승을 놓치더라도 유망주들이 성장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태도다.

반면 한국은 은메달이라도 따면 마치 축구가 망한 것처럼 초상집이 된다. 이는 건강한 스포츠 문화가 아니다. '동네 골목대장' 노릇을 못 했다고 자책할 시간에, 세계 무대에서 통할 경쟁력을 키우는 게 맞다.

호주전에서 맹활약한 2006년생 백가온과 2005년생 신민하가 그 증거다. 이들은 AG 주력 세대가 아님에도, 실력 하나로 호주를 무너뜨렸다. 예선에서 중용되지 못한 백가온의 논스톱 발리 칩샷은 이번 대회 한국이 뽑아낸 골 중에서 가장 하이클래스의 골이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실력 있는 선수를 뽑고, 그들을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로 이끄는 장을 정상적인 시스템이고 연령별 대표팀의 존재 이유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의 신민하가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AFC 홈페이지 제공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의 신민하가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AFC 홈페이지 제공


아시안게임은 유럽파와 와일드카드, 그리고 절실함에게 맡겨두면 된다. 대표팀 운영의 방점은 '병역 해결'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에 찍혀야 한다.

호주전 승리가 단순히 4강 진출의 기쁨을 넘어, 한국 축구의 시선을 '아시아'에서 '세계'로 돌리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연령별 대표의 진짜 존재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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