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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심장병 청소년들의 '히말라야 원정' 기록, 국제 학술지에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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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심장병 청소년들의 '히말라야 원정' 기록, 국제 학술지에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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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사진 제공: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사진 제공: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라포르시안] 복잡 선천성심장병 환자 가족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의 도전이 국제 학술지에 실린다.

19일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대표 안상호)에 따르면 복잡 선천성심장병 청소년의 고산 환경 적응과 신체 반응을 관찰·분석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제1저자 최광호 교수(부산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책임저자 김웅한 교수(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공동저자 윤자경 교수(삼성서울병원 소아심장과)가 주도했다.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페디아트릭스(Frontiers in Pediatrics)'에 'Physiological responses of children with surgically corrected congenital heart disease during high-altitude trekking: an exploratory observational study'라는 제목으로 정식 출판(1월 12일자)됐다.

이번 연구는 선천성심장병 환자 가족이 주체가 되어 실제 극한 환경에 도전하고, 의료진이 그 과정을 의학적으로 기록·분석했다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고산 저산소 환경이라는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사전 준비와 단계적 적응, 의료진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원정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학문적 성과로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연구는 주로 저산소 챔버 또는 3,000m 내외의 환경에서 단시간 운동부하 검사에 국한됐다. 반면 기압 저하를 포함한 실제 4,000m 급 고산 환경에서 복잡 선천성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수일 이상 야외 트래킹을 수행한 연구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드물다.

히말라야 원정대는 '복잡 선천성심장병 환자는 일상적인 활동이나 운동 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통념과 편견에 문제를 제기하며 출발했다. 원정대는 단순한 인식개선 캠페인이나 상징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고도에 따른 산소포화도, 심박수, 혈압 등 주요 생체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찰·기록했으며, 이를 학술적으로 분석했다.

논문은 복잡 선천성심장병 환자라 하더라도 적절한 조건과 관리하에서는 고산 환경에 도전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를 통해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역량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한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대한 논의가 생존율 중심에서 '삶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 1저자인 최광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결과보다 아이들의 용기와 성장이 더 크게 남았다. 히말라야라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은 끝까지 해냈고, 그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며 "이 경험을 통해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들도 적절한 준비가 된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환우회와 가족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사회 인식을 바꾸는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이 여정을 함께해 준 우리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원정대장으로 히말라야 원정대를 이끈 김웅한 교수는 "선천성심장병 아이들의 위대한 도전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의료진들의 고민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무모한 도전이 아니고 그동안 노력의 과정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찾으려는 환우회와 의료진의 노력의 산물로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들이 함께 한 10년의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환자단체와 의료진이 협력하는 새 연구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환자의 실제 경험(Real World Experience)이 학문적 근거로 이어지는 과정은 향후 희귀·중증난치질환 연구 및 정책 설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이번 논문은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선천성심장병 청소년들이 스스로 노력과 도전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기록"이라며 "환자가 연구의 객체에 머무르지 않고 도전의 주체로서 질환에 대한 편견을 넘어설 근거를 사회와 의학계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2016년부터 복잡 선천성심장병 어린이 가족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를 꾸려 매년 한라산, 설악산, 소백산, 태백산 등 국내 주요 산을 오르며 선천성심장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인식개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관련 기사: 해발 1439m에 오른 심장병 환아들...등산은 위험? 불합리한 의료공급체계가 더 위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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