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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審)봤다!]“집요함·리더십·야망 갖춘 미친 창업자에 투자”

이데일리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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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審)봤다!]“집요함·리더십·야망 갖춘 미친 창업자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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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준 베이스벤처스 이사 인터뷰
“투자 원하면 끈질기고 집요하게”
“무조건 가장 빨리 답장하는 VC”
시대 정의하는 꿈 큰 곳에 베팅
이 기사는 2026년01월19일 06시3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집요함·리더십·야망이 있는 사람과 함께 가고 싶다.”

투자 시 창업자의 어떤 면을 중요하게 보냐고 묻자 양형준 베이스벤처스 이사는 이렇게 답했다. 양형준 이사는 집요함이 있어야 온갖 어려움을 뚫고 사업이 되게 만들 수 있고, 리더십이 있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는 조직 전체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야망’이 특히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며 “원대한 목표를 이룰 거라는 야망이 있어야 사업을 계속 키워나가면서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스벤처스는 2018년 설립된 극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다. 주로 프리시드와 시드 단계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초기 투자를 집행한 뒤 토스 공동창업자 출신인 이태양 대표가 이끄는 그로쓰팀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역량 키우기를 돕는다. 채용만을 도와주는 전문가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사내창업가(EIR·Entrepreneur In Residence) 제도를 통한 멘토링, 팁스 라이선스 확보 등 다양한 지원 체계를 갖췄다.

이 과정에서 다각도로 포트폴리오사와 협업하며 될성부른 떡잎이라 판단되면 후속투자까지 집행한다. 예컨대 시드 라운드부터 투자한 벤처대출 플랫폼 운영사 ‘브이원씨’가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이태양 대표가 직접 회사에 출근해 사업 재정비를 돕고 궤도에 오르자 다음 라운드에 후속투자도 진행했다.

베이스벤처스의 투자 철학은 ‘미친꿈을 위대하게’다. 미친듯한 집요함과 야망을 가진 창업자를 찾아 그가 차린 회사가 위대한 회사가 되는 걸 돕겠다는 비전이다. 이데일리는 베이스벤처스에서 투자팀을 이끄는 양 이사를 만나 그가 어떤 포트폴리오사를 발굴하고 있는지, 스타트업 창업자가 지녔으면 자세는 무엇인지 등을 들어봤다.

양형준 베이스벤처스 이사. (사진=베이스벤처스)

양형준 베이스벤처스 이사. (사진=베이스벤처스)




간절함·집요함이 장점인 VC

양형준 이사는 베이스벤처스 합류 전 라인과 구글에 몸담았다. 양 이사는 신중호 당시 라인 대표 직속 전략팀에서 일하면서 창업자를 돕는 법을 체득했고, 구글에서 회사를 설득해 중기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창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매해 100개 앱 스타트업을 뽑아 구글이 마케팅, 제품 개발, 글로벌 진출을 돕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그는 3년간 창구 프로그램 총괄을 맡다 보니 창업자를 많이 만났고, 초기 창업자가 성장하는 청사진을 같이 그려가고 싶다는 생각에 VC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경력이 없어 첫 면접엔 떨어졌지만, 신윤호 베이스벤처스 대표를 만나 탈락 이유를 집요하게 묻고 재면접을 여러 차례 치른 끝에 VC가 될 수 있었다.

그는 VC 업으로 발을 들인 경험을 이야기하며 “VC도 창업자로부터 많은 거절을 당한다”며 “여기서 포기할 것인지 창업자를 더 설득해 조금이라도 투자할 기회를 얻어내는 건지는 ‘집요함과 간절함’에 달렸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투자할 룸이 다 찼다며 투자를 거절한 한 기업이 있었는데 투자가 간절해 손편지 3~4장을 써서 설득한 에피소드도 있다”며 창업자가 무엇을 줄 수 있느냐 물으면 “당신의 어떤 연락이든 앞으로 내가 가장 빠르게 답장하는 사람일 것”이라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시대를 이끄는 꿈이 큰 기업에 투자

양형준 이사는 베이스벤처스 입사 후 매년 10곳이 넘는 밴드사(포트폴리오사)에 투자를 집행해왔다. 양 이사는 좋은 창업자에 대한 욕심이 커 씨앗을 많이 뿌리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그가 투자한 주요 밴드사로 △기억 기반 차세대 컴퓨터 ‘피클’(시드) △영상 편집 AI ‘컷백’(시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포스트아카이브팩션’(시드 ) △AI 디펜스테크 ‘본’(시드) △AI 가상 패션 피팅 서비스 ‘러브앤퓨리’(시드) △머니워크 운영사 ‘그래비티랩스’(시리즈A 후속투자) 등이 있다.


그는 “톱다운 관점에서 산업을 분석하기보다는 위대한 창업자의 자질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섹터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처음 투자할 때 회사에서 반대가 심했는데 창업자가 꾸는 꿈을 보고 투자를 단행한 사례도 있다”며 “해당 회사가 성장 궤도에 오르고 사업 성과를 내자 회사에서도 확신하고 후속투자까지 지원했다”고 말했다.

베이스벤처스는 지난해 11월 568억원 규모의 신규 벤처펀드 ‘베이스업템포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네 번째 블라인드 펀드로 특정 섹터나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극초기 프리시드·시드 단계에 투자 재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회사는 최근 ‘패트리어트 펀드(Patriot Fund 1)’라는 미국 벤처펀드도 결성했다. 극초기 미국 창업자에 투자해 글로벌 성장을 돕는 펀드로 글로벌 창업가 육성 플랫폼 EO(이오스튜디오)와 공동 운용한다.

개인적인 포부에 대해 묻자 그는 “오랫동안 VC를 하면서 ‘시대를 정의하는 회사’ 전부에 빠짐없이 투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래 토스, 쿠팡, 무신사, 배민으로 발돋움할 거라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포부다. 그러면서 “국내 창업자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창업자들과 달리 꿈이나 야망이 작은 편”이라며 “이는 스타트업이 미친 듯이 큰 꿈을 꾸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믿어주는 투자자들이 적다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창업자가 베이스벤처스를 만날 때만큼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크고 원대한 야망을 맘껏 펼쳐놓을 수 있길 바란다”며 “그런 창업자와 수십년 이상 동고동락하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