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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3%대 사라지고 오를 일만 남아…‘영끌족’ 울상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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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3%대 사라지고 오를 일만 남아…‘영끌족’ 울상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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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인사청문 국회 재경위 정회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금리가 3%대인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환 리스크에 노출된 한국의 달러 자산 규모가 외환시장에 비해 과도하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 나왔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의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외환시장의 환율 변동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코스피가 꿈의 ‘오천피’(코스피 5000)까지 3.29%(지난 16일 종가기준)만을 남겨뒀다. 최근 연속 상승한 11거래일의 평균상승률이 1.27%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르면 이번주 ‘오천피’ 달성이 점쳐진다.

18일 서울 용산구의 한 은행 ATM 앞.    연합뉴스

18일 서울 용산구의 한 은행 ATM 앞. 연합뉴스


◆주담대 3%대 사라지고 오를 일만 남아…‘영끌족’ 울상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6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30∼6.297%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연 4.120∼6.200%)과 비교해 하단이 0.010%포인트, 상단이 0.097% 각각 높아졌다. 상단은 지난해 11월 중순 2년 만에 6%대를 넘어선 후 약 2개월 만에 6%대 중반에 가까워졌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3.76~5.64% 수준이다. 가장 낮은 하단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의 최저 금리는 모두 4% 이상이었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서울시금고 운영 은행으로서 서울시 모범납세자 대상 0.5%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을 반영한 것이어서 현재 4대 시중은행에서 3%대 금리의 주담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기조가 달라진 영향이 크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하며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까지 삭제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더 이상 과도하게 인하될 거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함을 시사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실제로 고정형 주담대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금통위 전일 3.497%에서 당일 3.579%로 0.082%포인트 뛰었다. 다음날에도 3.580%까지 올라 이틀 새 총 0.083%포인트가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이를 반영해 19일부터 주담대 주기·혼합형 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한다. 마찬가지로 시장금리를 주 단위로 반영하는 우리은행 등도 시장금리가 오른 만큼 속속 주담대 금리를 높일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끝났다고 보고 상승 사이클에 대비하는 분위기”라며 “소비자들이 한동안 3%대 금리의 주담대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韓 환리스크 달러자산, 외환 시장 25배”

이날 IMF의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환노출 달러자산이 외환시장 거래량의 약 25배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중에서는 캐나다, 노르웨이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환시장 대비 환노출 달러 자산 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만으로 약 45배에 달했다. 대만의 달러자산 규모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외환시장 규모가 작아 배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일본이 가장 크지만, 일본은 외환시장 규모 역시 커 배율은 약 20배를 밑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국들은 외환시장 대비 환노출 달러 자산 비중이 한 자릿수 배율에 그쳤다.

유럽 주요국이나 캐나다, 일본은 준기축통화 경제권이란 점에서 한국의 높은 배율을 이들 국가와 비교하긴 어렵다. 반면 한국이나 대만과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충격을 외환시장이 단기간에 흡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요구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IMF는 “일부 국가는 달러 자산 환노출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환헤지에 나서는 ‘환헤지 쏠림’(rush to hedge)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달러 선물환 매도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달러 환노출 배율이 큰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증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4797.55)보다 43.19포인트(0.90%) 상승한 4840.74에 마감한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4797.55)보다 43.19포인트(0.90%) 상승한 4840.74에 마감한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돈 빨아들이는 ‘불장’ 코스피, 은행 예치금 보름 새 30조↓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이었던 1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3.19포인트 오른 4840.74에 거래를 마감해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는 0.90%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8일 기록한 연속 상승은 2019년 9월 4∼24일(13거래일), 2006년 3월23일∼4월7일(12거래일) 다음으로 가장 긴 연속 상승이다. 이 기간 코스피 평균상승률은 1.27%, 최고 3.43%(1월5일), 최저 0.03%(1월8일)로 나타났다. 단순계산해도 향후 3일 동안 평균상승률을 기록할 경우 코스피는 21일(수요일)쯤 5000고지를 밟게 된다.

다만 최근 유가증권시장이 가파르게 오른 탓에 피로도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과 원·달러 환율은 변수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6거래일 연속 대량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를 밀어 올리고 있지만, 단기 상승으로 인한 피로도가 증가하는 조짐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1470원대까지 치고 올라간 환율로 인해 외국인 투자금 이탈로 인한 대규모 순매도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은행의 예치자금도 증시 투자금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며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43조5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74조84억원에서 보름 만에 30조4088억원이나 급감했다. 일평균 2조원 이상 빠져나간 것으로, 상당 부분이 주식 등 투자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 기간 개인들이 투자를 위해 증시계좌에 넣어둔 투자자예탁금은 87조8291억원에서 92조6030억원으로 보름 새 4조7739억원 늘어났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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