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중심 일자리 거점 속속…2031년까지 12만 가구 공급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
“서울의 중심축인 강북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발전시켜 ‘다시, 강북전성시대’를 열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6년 새해를 맞아 배포한 신년사에서 “강북이 살아야 서울이 커지고, 서울이 커져야 대한민국이 전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의 선언대로 서울시는 이른바 ‘강북권 대개조’를 목표로 민간 주도 개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자리가 부족해 베드타운으로 머물러 온 서울 강북 지역을 신경제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부지 개발 ‘속도’…산업·문화·생활 세 마리 토끼 잡는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한창 공사 중인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를 찾았다. 이날 오 시장이 방문한 개발 현장은 시가 추진 중인 ‘다시, 강북전성시대’ 프로젝트의 핵심 대상지 중 하나다. 광운대역 물류부지는 총면적 15만6581.6㎡ 규모로, 과거 시멘트 유통 중심지였지만 1990년대 이후 분진·소음 등에 따른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발 프로젝트는 40여년간 강북 주민 숙원 사업으로 꼽혀 온 끝에 2024년 10월 첫 삽을 떴다. 상업·업무시설과 공동주택 3032가구, 생활 사회기반시설(SOC)을 갖춘 복합 중심지로 개발되며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은 서울아레나,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와 함께 강북을 대개조하는 생활·산업·문화의 3대 혁신 개발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 현장을 점검한 뒤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유지 기자 |
오 시장이 언급한 S-DBC는 노원구 창동차량기지에 들어설 디지털 바이오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올해 하반기 구역 지정과 오는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시 관계자는 “일자리·문화·상업·여가가 복합된 서울형 신산업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강북권에 고급 일자리와 미래산업을 동시에 불어넣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아레나는 도봉구에 들어서는 K팝 전용 공연장으로 최대 2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공연장·영화관·상업시설 등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오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오래된 시설 일대를 복합 개발 공간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광진구에 위치한 동서울종합터미널은 하루 평균 버스 1000여대가 오가는 교통 관문이지만 시설 노후화로 교통 혼잡 문제를 일으켜 왔다. 이에 시는 사전 협상 제도를 통해 동서울터미널을 지하 7층~지상 39층 복합개발시설로 현대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르면 올해 말 착공해 2031년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역시 용산 정비창 부지 약 45만6099㎡를 활용한 복합도시 조성을 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30년 기업·주민 입주를 목표로 한다”며 “개발 완료 후 연간 1만2000명 고용 효과와 3조3000억원 생산 유발효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자리 창출 맞춰 주택·교통 혁신…2031년까지 12만 가구 공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북부간선도로 일대에서 고가 하부를 점검하고 있다. 노유지 기자 |
시는 신경제도시 개발에 더해 주택 공급과 교통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늘어나는 일자리만큼 확대될 주거 수요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장기간 표류해 온 대규모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지난 4년간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신속통합기획을 시작으로 고도지구 규제를 완화하는 산자락 모아타운 제도 등이 마련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4일 영상을 통해 강북 재개발에 대해 소개하며 “제도적인 변화를 통해 재개발 사업지 26곳, 재건축 사업지 11곳이 추가됐고 분양 세대는 최대 10%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북 지역에서는 △강북구(미아2구역 4000가구) △노원구(백사마을 3178가구) △도봉구(쌍문동 일대 2718가구) △성북구(장위13구역 6000가구) 등이 재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도봉구 쌍문동 청한·우이빌라 일대는 산자락 모아타운 1호 사업으로 특화 정비된다.
아울러 시는 인구 증가에 대비한 교통 인프라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내부순환로 성산 나들목(IC)부터 북부간선도로 신내 나들목(IC)까지 이어지는 20.5㎞ 구간에 왕복 6차로 지하도로를 뚫는 프로젝트다. 기존 고가도로는 오는 2035년 지하도로 공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허물 예정이다.
시는 2031년까지 강북 지역에 주택 1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앙정부와의 협의는 과제로 남아 있다. 시와 정부 간 엇박자는 이미 세운지구 복합개발 추진 과정에서 드러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경관 침해 논란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시의 대규모 개발 구상이 현실화되는 데는 정부와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