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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그만 차리고 '여기로'…"정답은 나와 있다" 韓 잠재성장률 올리는 길[신년인터뷰]

아시아경제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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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그만 차리고 '여기로'…"정답은 나와 있다" 韓 잠재성장률 올리는 길[신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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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경제·금융의 길을 묻다" 릴레이 인터뷰
①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생산성 낮은 서비스업, 고부가가치로 전환해야
'시도와 실패'서 혁신 나와…보다 유연한 노동 환경 필요
기대 쏠림에 단기 고환율 "1480원 후반은 과도"
중장기 '경제 활력 우위' 확보해야…잠재성장률 맞닿아
정답 향하는 길, 정치의 영역…'갈등 해결 의지' 필요
"치킨집에서 우버·에어비앤비로."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만난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반등의 핵심으로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꼽았다. '치킨 전문점'으로 대표되는 음식·숙박업 등 저부가가치 위주의 서비스업 구조를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산업 집중 육성 역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려 잠재성장률 제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 회장은 잠재성장률 반등이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정답으로 향하는 과정이 험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정치의 영역으로, 길을 가로막은 각 이해집단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이들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부작용을 해결하며 나아갈 '정치적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2026년 경제·금융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아시아경제 신년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2026년 경제·금융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아시아경제 신년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연초 한국 경제의 큰 우려 중 하나인 고환율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과 시장의 기대치 모두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대미 투자 규모에 대한 우려 등으로 환율 상승 기대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며 단기적으로 수급이 엉킨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구조적 요인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과의 성장 간극이 더 벌어지지 않도록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환율 우려 진정 면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짚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행이 전망한) 1.8%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도 굉장히 좋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건설업 등 내수가 부진하고, 소비도 소비쿠폰으로 반짝 괜찮았는데 그 후로 생각보다 개선되진 못한 것 같다. 금리가 아직까진 높은 수준이고, 이미 가계부채도 높다. 이자 갚고 하면 소비 여력이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주식시장이 활성화된 점은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은 자본, 노동, 총요소생산성을 본다. 노동은 고령화로 더 늘기 어렵다. 자본축적도 과거보다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남은 것은 생산성이다. 생산성이 가장 낮은 부문은 서비스업이다. 치킨 전문점으로 대표되는 음식·숙박업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위주여서인데, 이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업 정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좀비 기업화된 곳이 꽤 있는데, 이곳으론 자원이 배분되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어 전체 생산성을 늘리지 못한다. 생산성이 높고 발전 가능성이 큰 곳으로 제한된 자원을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가 인공지능(AI)·로봇 분야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고 하는 건 굉장히 잘한 조치라고 본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업의 새로운 혁신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다. 투자뿐 아니라 합리적 규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노동시장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 도전적인 시도와 실패가 거듭되면서 혁신이 나오는 건데, 실패로 판명 났을 때 고용이 어느 정도 유연해야 재배치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엄두를 낼 수 없다. 미국의 경우 다소 극단적인 유연함이지만, 우리는 노동 유연성이 너무 낮으니까 어느 정도 늘릴 필요가 있다. 대신 고통을 겪는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등을 통해 그 과정이 너무 힘들지 않게 하면 어떨까 한다.

-이번 정부 목표인 '잠재성장률 3%'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그래서 결국은 생산성 제고를 해야 한다. 답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규제 개선과 노동시장 개혁 등은 하나하나 다 어렵다. 규제 개선 부분에선 대표적인 게 우버다. 우버가 들어왔으면 관련된 생산 기업이 발전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졌을 것이다. 진입 과정에서 기존 기득권은 저항을 한다. 당연하다. 개인택시 라이선스 사려고 1억원 이상을 들였는데 갑자기 우버라는 게 나타나 라이선스 없이 하면 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시에도 정부가 라이선스를 사들여 우버로 전환하자는 등의 논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도입하지 못했다. '하지 말자'라는 결론은 생산성을 높이지 말자는 얘기다. 새로운 기술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고 이해당사자 간 조율을 할 때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하고, 이때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는 게 제일 중요한 역할인데, 우리나라는 갈등이 정치에 의해 더 조장되는 측면도 있어서 참 어려운 상황이다.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 택시, AI를 활용한 진료도 상황은 비슷하다. 새로운 서비스엔 저항이 따른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혁신적인 서비스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문제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에 가장 큰 '글로벌 변수'는.
▲가장 큰 글로벌 리스크는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이다. 인플레이션이 원하는 수준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통화정책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하는 부분이다. 미국 외 국가는 금리를 좀 올리는 분위기였다. 이런 식으로 통화정책이 어긋나게 되면 자본 이동성이 불안정해지고 글로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그걸 제일 우려하고 있다.
미·중 갈등도 큰 변수다. 국제질서에는 원래 법이라는 게 없다. 그간은 미국이라는 '슈퍼파워'가 룰을 정해 암묵적으로 그 룰을 따랐는데 미국이 이제 국제관계에서의 룰 세터라기보다 자국 이익 중심으로 움직이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룰이 없어진 거다. 그런 상태에서 각국은 어떻게 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에 의해 암묵적으로 지탱되던 것들이 없어지면, 특히 강대국이 할 수 있는 액션의 범위가 넓어진다. 그랬을 때 중국이 어디까지 움직이려고 할지, 특히 베네수엘라는 중국이 투자도 석유 자원 쪽으로 많이 했으니 미국의 최근 움직임을 어디까지 용인할지 등이 관건이다. AI 패권을 놓고도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데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분쟁은 좀 더 격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고환율 상황에 대한 평가는.
▲미국에 대한 투자 약속 등이 사람들 기대를 쏠리게 해 단기적으로 수급을 좀 엉키게 했다. 많은 사람이 '1500원 넘는다' 식의 기대를 하면서 가지고 있던 달러도 안 내놓는 일이 벌어져 환율이 1480원 후반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이 수준은 과도하다고 본다. 1500원 넘어서까지 계속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걸로 본다. 하지만 우리가 약속한 투자와 그 밖의 다른 요인을 고려하면 1400원 이하로 내려가기도 어렵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는,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성장률이 둔화하면 아무래도 해외에 투자하게 돼 있다. 일본은 1% 이하의 성장을 하면서 해외에 엄청나게 많은 투자를 했다. 한국도 그런 일이 이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보다는 이런 현상이 강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을 높였다고 판단된다.
환율을 결정하는 건 내외 금리차, 성장률 등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불리한 상황이다. 미국보다 금리도 낮고 성장률도 낮아졌다. 성장 간극이 더 벌어진다는 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못사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잠재성장률과도 맞닿아있다. 잠재성장률을 높여서 3%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2%까지는 높이는 방향으로 하는 게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필요한 정책이라고 본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 올해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야 할까.
▲어려운 문제다. 워낙 문제가 악화하고 있으니까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같은 극약 처방을 한 건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작년 초 정상화 과정에서 집값이 급등한 바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기는 한데, 이건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일부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올라가는 건 막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너무 이에 집중하기보다는 국민 전반이 집에서 생활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일부 국민이 아니라 일반 대중의 집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주요지역 집값이 올라가면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정치적으로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니까 실현 가능성이 있는진 모르겠으나 그게 정상화하는 방향이라고 본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제도적 유인은 뭐가 있을까.
▲한국금융학회장 하면서 한은하고도 생산적 금융 심포지엄을 했었다. 그때 나온 얘기 중 하나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는데 그건 어느 정도 되고 있는 것 같다. 주가가 오르고 정부도 상법 개정을 하면서 자본시장 정상화를 향해가고 있다.
문제는 벤처캐피털 쪽이다. 자본시장 전 단계에서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야 기업이 성장하고 자본시장으로 가는 건데 우리는 이 단계에서 어려움이 많다. 벤처캐피털이 활성화된 나라가 많지는 않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이 대표적이고 중국도 어느 정도 돼 있다. 이들은 워낙 시장이 크다 보니 기업을 할 유인이 아주 많다. 한국은 그 정도 시장 규모가 아니므로 글로벌 진출 등을 시도해야 하니 더 난관이 많다. 또 하나 벤처가 잘되는 나라가 이스라엘인데, 여긴 미국 벤처캐피털에 투자유인을 줘 관계를 활성화하고 벤처 생태계를 함께 키웠다. 다양한 모형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정부가 정책 우선순위로 둬야 할 건 뭐라고 보나.
▲통화정책은 운신의 폭이 좁으나 재정정책은 다르다. 장기적으로 보면 재정도 녹록지는 않으나 당장은 국가부채가 높은 편이 아니다. GDP 대비 국가부채이므로 재정을 잘 써서 GDP가 늘어나면 정부부채 비율도 줄일 수 있다. 작년에는 너무 급하게 하느라 소비쿠폰 위주로 했지만 실효성 면에서는 좀 떨어졌다. 올해부터는 정교하게 효과가 있는 재정정책을 도입해 진짜 필요한 사람한테 도움이 되고, 생산성으로 봤을 때 경제성장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핵심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새 결제 수단을 넘어 기존 금융의 규율과 혁신이라는 두 세계관이 정면충돌하는 지점이다. 두 시스템은 신뢰를 형성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어떻게 이 접점에서 발생할 편익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통제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쟁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의 범위, 그리고 상환 약속이 위기 시에도 작동하도록 하는 환매 및 정리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둘째는 법정화폐와의 접점(온·오프램프)을 어떻게 관리하고 신원 확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현할 것인가다. 셋째는 국경 간 이전과 국제결제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제도가 미비하면 불법 자금 이동과 자금세탁의 통제 공백이 커지고, 코인런(대규모 환매)과 유동성 경색이 전통 금융의 취약성과 맞물려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관호 한국금융학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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