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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상식의 심판을 기대한다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이기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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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상식의 심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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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심판의 날이 시작됐다. 시대착오적 불법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심판 말이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형사합의35부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실형 선고를 내렸다.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의 절차적 흠결과 경호처를 방패막이 삼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 계엄 전후 사건에 관한 것이다. 기소된 죄명으로는 모두 7가지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6가지 범죄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했다. 모든 혐의를 부인했던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거의 대부분 배척한 것이다.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심판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내란 우두머리 재판 등 본줄기 재판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계엄 선포의 절차적 흠결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들 수 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가 국가적 혼란과 국민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커서 국무회의가 평소보다 더욱 신중하게 열려 심의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 가운데 회의 정족수인 11명만 채워 계엄 선포 국무회의를 열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행위가 나머지 국무위원 7명의 심의권을 방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는 상황적 요건과 절차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상황적 요건이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 사태' 때만 비상 게엄을 선포할 수 있고 절차 요건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 은 12.3 바상 계엄이 절차적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불법 계엄'이라는 점을 법적으로 확실히 했다. 불법 계엄이 곧바로 내란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국헌 문란' 목적이 더욱 뚜렷해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내란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이번 재판으로 커졌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서울중앙지법 제공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 측이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며 무죄를 주장한 것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내란죄는 포함되지 않는다'거나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윤 전 대통령 체포 영장은 관할이 잘못돼 있어 불법'이라며 공소 기각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수처 수사 대상에 내란죄가 없기는 하지만 관련범죄로는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죄를 수사하며 이에 '직접' 관련된 내란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서부지법 체포영장도 형사소송법에 따른 관할권과 일치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군사기밀을 요하는 장소에 대한 수색은 해당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도 대물적 강제처분일 경우에만 해당하지 윤 전 대통령 체포처럼 대인적 강제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절차 문제는 윤 전 대통령 측이 무죄를 이끌어 내기 위해 썼던 주요 법 기술이었다. 공수처 수사가 애초부터 불법이고 불법 체포 영장에 의한 윤 전 대통령 체포도 불법이니 수사 결과와 기소 내용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 측의 이런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역시 내란죄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아무말 대잔치' 식의 재판을 지켜보며 국민들이 느켰던 감정을 재판부도 느꼈던듯하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그런데 피고인(윤 전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데다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엄하게 꾸짖었다. '경고성 계엄'이니 '메시지 계엄'이니 하며 '세상에 이렇게 짧고도 평화로운 계엄이 어디 있느냐'던 윤 전 대통령의 궤변이 내란죄 법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석열 일당의 내란 재판 1심 선고는 다음달에 있을 예정이다.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재판부가 상식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내놓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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