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산업이 비용 압박에 짓눌리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매출 확대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업체들이 인력과 영업시간을 줄이는 한편, 판매 품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 국내외 외식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수를 줄인 외식업체는 전체의 46.5%에 달했다. 직원을 늘렸다는 응답은 12.6%에 그쳤다. 인건비와 원부자재,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인력 규모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이 됐다. 과거에는 직원 수가 서비스 품질과 직결됐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현재는 인력을 늘릴수록 비용이 급증하고 이를 상쇄할 만큼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운영 시간도 축소됐다. 영업 일수를 줄였다는 응답이 18.2%, 영업시간을 단축했다는 응답이 21.4%로 집계됐다. 늘렸다는 비율은 각각 11.6%와 14.7%에 불과했다. 저녁 시간대 외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문을 오래 열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가 형성된 결과다.
주목할 점은 외식 소비가 배달이나 포장 채널로 대체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장·배달·포장 간 매출 비중은 전년과 유사했으나, 세 채널 모두에서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소비자들이 특정 방식으로 외식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외식 자체를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업체들은 메뉴 다각화로 대응하고 있다. 판매 메뉴를 늘렸다는 응답은 38.3%로 줄였다는 응답(16.2%)의 두 배를 넘었다. 간편식(HMR) 매출이 증가했다는 응답(29.8%)도 감소 응답(23.6%)보다 많았다. 매장 식사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포장, 반조리, 간편식 등으로 수익원을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외식업체들이 체감하는 위기의 본질은 수요 부족이 아닌 비용 과부하다. 운영 애로사항으로 원부자재 비용 상승(25.7%), 인건비 상승(18.0%), 물가 인상(14.7%)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매출 감소(11.3%)는 그 뒤를 이었다. 매출이 일부 회복되더라도 고정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지난해 매출이 줄었다는 응답(45.2%)이 늘었다는 응답(43.4%)을 웃돌았다. 외식시장이 회복 국면이 아닌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수아 기자 sunshin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