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에 커지는 사퇴 요구
국민의힘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고 하면서 19일 예정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갑질·폭언, 장남의 ‘위장 미혼’을 통한 강남 아파트 부정 당첨 논란, 남편의 인천 영종도 땅 투기 의혹 등이 제기돼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를 잘 아는 정치권 인사들은 18일 “자진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것”이라며 “이 후보자가 정치에 입문하고 권력을 쫓아간 과정을 보면 안다”고 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갑질·폭언, 장남의 ‘위장 미혼’을 통한 강남 아파트 부정 당첨 논란, 남편의 인천 영종도 땅 투기 의혹 등이 제기돼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를 잘 아는 정치권 인사들은 18일 “자진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버틸 것”이라며 “이 후보자가 정치에 입문하고 권력을 쫓아간 과정을 보면 안다”고 했다.
그래픽= 양진경 |
경제학자 출신인 이 후보자는 1980~2000년대 울산에서 4선 의원을 지낸 고(故)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의 맏며느리다. 아들인 김영세 연세대 교수가 아닌 며느리인 이 후보자가 가업(家業)인 ‘정치’를 물려받았다. 이 후보자는 그 ‘유산’을 최대한 활용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175억원대인 이 후보자 가족 재산의 형성 과정도 알려지게 됐다. 영종도 땅 매매, 강남 아파트 당첨 등으로 부동산으로 불린 재산 외에, 상당 부분은 시어머니가 출발점이었다.
◇“며느리가 家業인 ‘정치’ 승계”
이 후보자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장관은 2002년 7월 16대 의원 임기 도중 골수암으로 별세했다. 그해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정책 자문역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가족이 ‘정치 입문’을 강력히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04·2008·2016년 총선까지 서초갑에서만 3선 의원을 했다. 2012년 총선 땐 한나라당의 ‘텃밭 3선 출마 금지 원칙’ 때문에 공천을 못 받았다. 그러자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해 울산 남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출사표를 냈다가 당 안팎의 비난에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이 후보자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대표를 지냈다. 이후 2020년, 2024년 총선 때 미래통합당과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동대문을, 서울 중·성동을에 각각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22년 지방선거 땐 충북지사 선거에도 도전했다가 경선에서 떨어졌다.
이번 민주당 정권에서는 진영을 바꿔 장관 후보자에 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유력 정치인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추천했고, 이 후보자는 제안을 받자 바로 수락한 걸로 안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남편을 대신해 시댁의 가업을 이어 받은 이 후보자의 권력 의지는 남달랐다”고 했다.
◇가족은 ‘이익공동체’, 자료제출 안해
이 후보자 가족 재산은 175억6952만원인데, 대부분 시어머니로부터 증여를 받거나 부동산 투자를 통해 형성했다.
먼저 부동산 변동 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는 스물여덟 살이던 1992년 미국 유학 시절에 본인과 남편 명의로 서울 성동구 응봉동 상가 5채를 사들여, 10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실현했다. 또 이 후보자 남편은 인천국제공항 개항 1년 전인 2000년 인천 영종도 잡종지를 매입해 20억원 이상의 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로또 청약’에도 당첨됐다. 이 후보자 장남이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이 후보자 부부 아래 세대원을 유지하는 ‘위장 미혼’을 통해 청약 가점을 높게 받은 뒤, 2024년 7월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 70억원대이며 시세 차익은 30억원이 넘는다.
20~30대인 세 아들은 각자 12억~17억원씩 47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이 후보자 시어머니가 증여해 준 것이다. 시어머니는 2016년과 2021년 이 후보자의 세 아들에게 반도체 장비 회사인 KSM의 주식 2400주(31억여 원)를 증여했고, 작년 5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재개발 예정지 주택도 이 후보자의 차남에게 증여했다.
KSM은 이 후보자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장관의 동생이 운영 중인 ‘가족 회사’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의원 시절 KSM 같은 부품·소재 전문 기업을 지원하는 특혜성 입법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 측은 18일 밤까지 취업·병역·증여세 납부 내역 등 아들들과 관련 자료들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의 시어머니는 울산의 모 사회복지법인 설립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에 따르면, 이 사회복지법인은 2016~2025년 울산교육청에서 ‘사립학교 재정 결함 보조금’ 명목으로 총 569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법인 직원들은 2010년 이 후보자의 당내 선거 운동에 동원됐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2024년 이 법인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인 상습 학대 사건이 벌어져 울산 지역에서 논란이 일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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