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NA103 |
-하이브리드 사운드로 묻는 사랑, 그리고 AI 시대의 위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NA103이 두 번째 싱글 ‘Love Hurts’를 1월 20일 정오에 공개한다.
전작 ‘Social Animal’을 통해 ‘각성의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웠던 NA103은 이번 신곡에서는 보다 넓은 대중과의 접점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NA103은 특정 장르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는 밴드다. 메탈을 기반으로 록이 품고 있는 수많은 장르적 스펙트럼과 팝이 만들어낸 다양한 형식, EDM과 힙합은 물론 클래식과 민속음악까지, 대중음악이라는 이름 아래 존재해온 거의 모든 사운드를 하나의 그릇에 담아내는 하이브리드적 접근을 지향한다.
NA103에게 장르는 목적이 아니라 재료다. 중요한 것은 어떤 장르를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재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있다.
그 결과 NA103의 음악은 하나의 스타일로 고정되지 않고, 곡마다 다른 질감과 형태로 확장된다. 이러한 태도는 음악에 담는 메시지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특정한 감정이나 해석을 강요하기보다, 각자의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기는 방식이다.
이 같은 철학은 ‘Social Animal’과 ‘Love Hurts’의 대비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Social Animal’이 프로그레시브한 구조와 강도 높은 사운드를 통해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상태를 직시하게 하는 질문의 곡이었다면, 두 번째 싱글 ‘Love Hurts’는 그 질문 이후의 시간을 살아가는 방식에 가깝다.
‘Love Hurts’는 댄스, 록, 클래식 팝의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BPM 140의 록 댄스 트랙이다. 빠른 템포와 직관적인 멜로디, 질주하는 리듬 위에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명제인 ‘사랑’의 서사가 얹힌다.
‘Love Hurts’ |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과정을 통과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복잡한 설명 대신 리듬과 사운드를 통해 전달된다. 청자는 감정을 분석하기보다, 음악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그 과정을 ‘통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톰지(Tom Ji)의 보컬이다. 톰지의 보컬은 감정을 과잉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안정적인 톤과 흔들림 없는 중심으로 곡을 끝까지 이끈다.
사랑이라는 거대한 서사는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리듬과 이야기의 균형점에서 차분하게 펼쳐진다. 그 결과 ‘Love Hurts’는 슬픔이나 격정에 머무르지 않고, 감정이 한 단계 정제된 ‘승화의 지점’에 도달한다.
NA103의 이러한 음악적 선택은 그들이 인식하는 시대관과도 맞닿아 있다. 거의 모든 레거시 미디어가 AI를 여전히 기술적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점에서, NA103은 AI를 인류의 동반자로 받아들인다.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을 넘어, 인류와의 공진화를 통해 삶을 문화적으로 확장시키는 의식의 확장 기제라는 믿음 때문이다.
밴드는 급변하는 문명의 전환기를 기술 경쟁이나 효율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감각과 사고가 새롭게 조율되는 시기로 인식하며, 이 변화의 한가운데서 아티스트의 역할은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 시간을 건강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남기는 일이라고 말한다.
AI 네이티브 시대, 세대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인 이 시대에, NA103은 속도와 자극을 증폭시키는 음악 대신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방향의 사운드를 선택한다. 그 선택의 결과물이 바로 ‘Love Hurts’다.
각성의 질문을 던졌던 ‘Social Animal’에서, 공감과 승화의 서사로 나아간 ‘Love Hurts’까지, NA103은 이 두 곡을 통해 메시지와 사운드, 사고와 감각이 어떻게 다른 형태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NA103의 리더 톰지는 이미 음악계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한다. 장르와 메시지, 기술과 감각을 가로지르는 이들의 행보는 단기적인 유행이 아닌 긴 호흡의 서사를 예고하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만날지에 대해 여지를 남긴다. NA103은 지금 그 간극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