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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두부의 의미는 ‘게을러지지 말자’”…최강록이 전한 ‘흑백2’ 비하인드 [인터뷰]

헤럴드경제 손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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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두부의 의미는 ‘게을러지지 말자’”…최강록이 전한 ‘흑백2’ 비하인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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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2’ 우승자 최강록, 김학민·김은지PD 인터뷰
최강록 셰프 [넷플릭스 제공]

최강록 셰프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우승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한 건 아주 잠시였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요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끝이 나길 바랐다. “저는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멋이라고 없는, 하지만 따뜻한 위로와도 같았던 우승 소감도 곁들였다. 최종 우승자 1인을 가르기 위해 시작한 대장정은 그가 바란 대로 음식에 모든 것을 걸고서 최선을 다해 걸어가고 있는 참가자들을 비추며 끝이 났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두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거듭된 우승자 스포일러 논란이 있었지만, 경연이 준 재미와 감동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 우승자는 지난 시즌1 당시 팀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백수저 최강록. ‘나야, 재도전’으로 막을 연 시즌2가 결국 ‘나야, 우승’으로 끝났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2 우승을 거머쥔 후 12년 만이다.

흑백요리사 시즌2의 마지막화가 공개된 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우승자 최강록과 김학민, 김은지 PD를 종로구 모처에서 만났다. “(서바이벌은) 늘 같아요. 항상 쫄리고 굉장히 무섭죠.” 우승과 흥행. 기분좋은 성적표에도 들뜸이라곤 온데간데없는 분위기에 괜히 웃음이 났다. 시즌2가 끝나기 무섭게 시즌3 제작 소식부터 전한 제작진도 보통 사람들은 아니다.

아래는 이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우승 소감이 궁금하다.

최강록(이하 최) 나도 나이를 먹는다. 앞으로 10년 정도 힘내서 살아가야 할 원동력을 얻은 느낌이다.

마지막 경연에서 만들기 어려운 ‘깨두부’ 요리를 선보였다.

각 음식에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들의 의미가 담겨있다. 깨두부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게을러지지 말자다. 사실 나이가 들면 잘 안 하게 되는 요리다. 왜냐면 아프다 팔이. 힘이 들고. 가끔 자기 점검 차원에서 ‘내가 이걸 참 잘 만들었었는데’ 하는 음식이 있다. 깨두부는 내게 그런 의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깨두부가 준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음식하는 사람으로서 심사를 좀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두고 만들었다.

시즌1와 달리 시즌2에서 유독 우승에 대한 의지가 불타 보였는데.

제 주변에 흑백요리사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와중에 한 번 나왔던 사람이 또 나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제 나름의 결승전은 팀전이었다. 팀전을 통과하면 이후에는 그때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다. (서바이벌에 많이 참여했어도) 늘 같다. 항상 쫄리고 굉장히 무섭다.


▲ 최강록 셰프의 ‘조림을 잘하는 척했다’는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란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 스스로 ‘조림을 하는 요리사’라는 가면을 알게 모르게 쓴 것 같다. 그리고 십수 년이 지났다. 아마 미션이 ‘나를 위한 요리’가 아니었으면 자기 고백을 못 했을 수도 있다. 마침 그런 미션을 만나 내가 지금까지 그런 척을 해온 것을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최강록 셰프 [넷플릭스 제공]

최강록 셰프 [넷플릭스 제공]



▲ 경연 예능 참여가 도파민 충전을 위해서란 이야기를 했는데.

설명할 길이 없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웃음). 사실 도파민 충전도 된다. 살면서 만날 수 있는 큰 무대는 잘 없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있다면 잡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후배들에게도 큰 경연이 있으면 나가보라고 한다. ‘짜고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번 나가보면 알게 된다’고 이야기 해준다. 그러고는 실제로 나갔다 와서 ‘힘들었겠다’며 이야기해 주는 친구도 있었다.

우승자 스포일러 논란이 두 차례나 있었다.

김학민 PD 예고편 스포일러는 제작진도 회차가 공개된 후에 발견했다. 수십번을 봤지만 그 한 컷을 놓칠 것이라고 생각 못 했다. 너무 큰 사고였고, 그에 대한 책임은 저희에게 있다. 저희의 실수로 재미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으셨던 시청자분들과, 스포일러 명찰의 주인공인 이하성 셰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더불어 (시즌2 공개 전) 초반 우승자 스포는 실수가 아닌 의도를 가진 스포다. 넷플릭스에서 이 스포 유출과 관련한 조사 과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후덕죽 셰프가 보여준 ‘어른의 품격’도 큰 화제가 됐다.

김은지 PD 후덕죽 셰프는 최고령이다. 촬영 당시 나이가 만 76세였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걱정과 응원의 시선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현장을 즐기고 요리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물론 톱3까지 해낸 것도 제작진 입장에서 놀라운 결과였다. 편집 과정에서도 그런 후덕죽 셰프의 스토리가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왼쪽부터) ‘흑백요리사’ 김학민 PD, 김은지 PD [넷플릭스 제공]

(왼쪽부터) ‘흑백요리사’ 김학민 PD, 김은지 PD [넷플릭스 제공]



마지막 미션 주제를 정하게 된 배경은.

김학민 시즌1에서는 인생을 요리하는 미션을 통해 에드워드 리 셰프의 ‘비빔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처럼 셰프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미션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최강록 셰프가 파이널에서 요리를 할 때 ‘대체 저게 무슨 요리지’ 하는 느낌으로 지켜봤다. 거기서 셰프님이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줬을 때 주는 울림이 남달랐다. 우승 소감까지도 완벽했다는 느낌이었다. 무슨 덕을 쌓아서 이런 분을 만나게 됐지란 생각까지 했다.

▲ ‘아재 맹수’ 임성근 셰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김은지 시즌1이 그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돼서 시즌2는 섭외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셰프들이 출연을 결심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런데 임성근 셰프는 전화하자마자 1번으로 승낙을 해주셨다. 요리 실력도 보장된 데다 캐릭터도 좋은 분이었기 때문에 저희에게 든든한 출연자였다.


김학민 섭외가 안 풀릴 때도 ‘우리는 임성근이 있으니까’라며 서로 위로하곤 했다(웃음).

시즌1보다 세트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김학민 많은 분이 시즌1이 잘 됐으니 시즌2에서는 넷플릭스에서 엄청나게 돈을 쓰겠구나 생각하실텐데 그렇지 않다. 물론 넷플릭스가 충분히 지원을 해주려고 했지만, 제작진 나름대로의 자기 검열이 있었다. 잘됐다고 해서 제작비를 너무 키우면 결과적으로 예능에 좋은 일이 아니란 생각이었다. 결론적으로 시즌1보다 제작비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모습과 그간 못 봤던 그림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결과로 봐주시면 좋겠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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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록 셰프의 요리를 먹어보고 싶어도 ‘식당’이 없다.

식당 문 닫은 것은 기간이 다 됐기 때문이다. 거기에 맞춰서 문을 자연스럽게 닫은 것이다. 당장 식당을 오픈할 계획은 없지만, 노년의 계획에 식당이 하나 있기는 하나다. 시즌3는 가게가 없어서 못나가겠다. 공백 기간에도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수련했다. 그곳은 굉장한 수련장이다. 패배를 경험할 수도 있다. 15분이라는 압박 속에서 생각해 내고 요리해 내야 한다. (나는) 냉부를 통해서 강해졌다.

▲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요리를 장사의 수단으로 선택했다. 거꾸로 갔다. 이걸로 나는 장사를 해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접하기 시작하다가, 과정 속에서 ‘더 배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서른이 다 돼가는 나이에 유학을 갔다. 저희 때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일본 요리를 이왕에 시작했으니 콤플렉스를 없애고 일을 해나가도록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요리를 해서 좋았다. 나는 매 순간순간에 요리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 강레오 셰프에게 연락 있었나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 시청자들이 흑백요리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은지 요리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오셨던 100인의 요리사분들 모두 그들의 요리에 대해서만큼은 진심이다. 저희는 그 진심을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을까만 고민했다. 이번에도 100개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요리사분들이 함께해 줬고, 그들의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도록 편집 과정 거쳤다. 그 노력이 닿아서 시청자들이 저희 프로그램에 큰 사랑 보내주셨지 않았나 한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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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저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김은지 백수저에 응원하고 싶은 셰프가 많이 생기겠구나 예상은 했다. 후덕죽 셰프나 선재스님은 저희 프로를 통해서만 소개될 수 있고, 또 그분들이 갖고 있는 스토리가 강력하지 않나. 이 프로그램에는 ‘언더독’이 따로 없다. 백수저들도 정말 응원하고 싶은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셰프를 응원하게 만드는 편집보다는 모든 요리사들이 출연을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 흑수저와 백수저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김은지 정량화하기 어렵다. 타이틀이 있느냐를 우선으로 생각을 한다. 시청자들이 봐도 누구나 인정할만한 타이틀이어야 한다. 그것이 인지도가 될 수 있고 미슐랭에서의 성과가 될 수도 있다.

▲ 시즌2에 임하면서 흥행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을 텐데.

김학민 시즌1은 파급력을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편집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저희 딸도 볼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시즌2를 하면서는) 아이들도 함께 볼 수 있는 프로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번 시즌을 만들면서 적어도 이유 없는 비속어들은 조금 걷어내려는 노력이 있었다. 회당 러닝타임도 시즌1 피드백을 반영해 기존 60분대에서 최대 90분가량까지 늘렸다. 그러면서 재미의 밀도를 안고 가는 것이 도전이었는데, 재밌게 봐주셔서 다행이었다.

▲ 시즌3는 개인전이 아닌 식당 간의 대결이다.

김은지 기획 초반 단계다. 모집 공고 나와 있는 것이 전부이고, 나머지 모든 요소는 미정이다. 확장된 재미와 감동을 드릴 방법이 있나 고민하다가 좀 더 많은 한국 요리사분이 소개될 수 있는 포맷으로 고민한 결과다. 다양한 세대의 요리사들이 함께할 수 있는 포맷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